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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응용 전문가' 이경전 교수 "알파고 환상에서 벗어나 AI 활용 방안 찾아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16:10

수정 2016.09.01 16:10

국회 의원연구단체 '제4차산업혁명포럼' 주최  '퓨처스아카데미' 강연
"알파고 등 인공지능(AI)에 대한 과도한 환상이나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어 처리와 사물 관찰에 한계가 있는 인공지능을 훌륭한 도구로 활용하면서,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지금 할 일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퓨처스아카데미’에서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에 대한 합리적 이해와 실천'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새누리당 송희경 의원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퓨처스아카데미’에서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에 대한 합리적 이해와 실천'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새누리당 송희경 의원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두려움이나 인간처럼 판단할 수 있는 로봇이 나오게 된다는 환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두려움이나 환상을 버리고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할 방법을 찾는게 현재 인간이 할 최선의 일이라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퓨처스아카데미’ 강연을 통해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는 아직 요원하다"며 "딥러닝과 머신러닝 등 현재의 인공지능 방법론들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 적절한 기술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 현재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95년과 1997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국내 대형 조선업체와 건설업체의 전문가 시스템을 구축, 미국 인공지능학회(AAAI)에서 두 차례나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지원하는 도구일 뿐이다"
이 교수는 “바둑의 전략은 무궁무진하지만 규칙은 간단하다”며 “알파고가 대국장에서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거나 사물을 관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4대 1’로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번의 대국만 가지고, 인공지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세돌 9단과의 4국에서 발생한 알파고의 실수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의 성능이 높아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실수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불완전한 인공지능 기법을 의료와 운전 등을 완전 자동화하는 것에 사용하는 것은 아직 안 된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과학 등 인공지능 활용 능력 키워야"
현재 인공지능 적용이 이뤄지고 있는 재무와 의료영상 판독, 법률 분야 역시 의사와 판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지원해주는 도구일 뿐”이라며 “막연한 두려움이나 과도한 찬양은 지양하고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인공지능은 인류를 위협하거나 대체하는 존재가 아닌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켜주는 도구인 만큼,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란 것이다.

이 교수는 “알파고 쇼크 이후, 인공지능이 적용될 영어와 수학은 공부하지 말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는 무책임한 소리”라며 “인공지능은 언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음악과 미술은 창작할 수 있어도 시나 소설 창작은 어렵고, 인공지능 방법론인 딥러닝 등도 수학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부터라도 당장 우리 아이들에게 ‘컴퓨터 과학’을 비롯해 미적분학과 대수학 같은 기본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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