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 달 맞이한 신한銀 스마트 근무제, 육아·출퇴근에 도움, 정착까진 시간 필요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17:21

수정 2016.09.01 22:22

집·스마트워킹센터 등 사무실 아닌 공간에서 근무
업무시간 자유롭게 조정.. 업무능률 상승해 호응
기업 문화로 정착위해 이달부터 전 직원 필참 독려
한 달 맞이한 신한銀 스마트 근무제, 육아·출퇴근에 도움, 정착까진 시간 필요


은행권에서 최초로 시도되고 있는 신한은행의 새로운 근무 시스템 실험이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있다는 평가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기치로 내건 '스마트 근무제'가 시행되고 한달 남짓, 본사 뿐 아니라 영업점의 인력들도 활용을 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스마트근무제를 뿌리내리기 위해 이번달부터 전 직원들이 매월 두 차례씩 필수로 체험하도록 했다.

1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 스마트근무제 시행 이후 8월 31일까지 전체 직원의 5% 수준인 739명이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신청 건수는 1947건으로 하루 평균 72명이 스마트근무제를 활용했다.

스마트근무제는 사무실이 아닌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재택근무와 은행이 마련한 별도의 업무 공간을 활용하는 스마트워킹센터 근무, 업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 등으로 나뉜다.


신한은행은 본사나 영업점 직원 중 단독으로 업무가 가능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나 스마트워킹센터 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영업점급에서도 창구를 지킬 필요가 없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나 자율출퇴근제 같은 스마트근무제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킹센터 근무는 본사의 정보통신(IT) 개발 부서의 직원들이, 자율출퇴근제는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본점 금융개발부, 프로젝트금융부 등 본점 부서 중 35개 부서에서 스마트근무제를 활용했으며 빅데이터 센터의 활용 비율은 77%에 달한다. 자율출퇴근제 이용자들은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 출근시간을 오전 7시로 당기거나 오전 10시로 미루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이가 있는 기혼자들이 주로 자율출퇴근제를 활용해 업무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외근이 잦은 섭외담당 직원들도 굳이 은행으로 출근하지 않고 현장에서 일할 수 있어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역삼로에 위치한 강남 스마트워킹센터는 37석 중 32석을 IT 직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위해 마련했다. 이곳을 찾는 직원은 하루평균 22명 수준이다. 스마트워킹센터를 방문한 인재개발부 A 차장은 "한시간 가량 걸리는 출근시간을 줄일 수 있어 업무능률이 높아졌다"면서 "출근시간을 늦춰 아이들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니 아내와 육아분담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은행의 실험이 문화로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재택근무나 스마트워킹센터를 활용한 근무를 하면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자율 출퇴근제를 이용한다고 해도 미리 지정한 근무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출퇴근 관리는 전산 접속 시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다만 지정한 시간 이외에 업무에 매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신청한 시간에만 전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기업에서 퇴근 시간이 지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제'를 운영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과제는 바뀐 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다. 은행에서도 9월부터 12월까지 전 직원들이 매월 최소 두 차례 이상 스마트근무제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은행측은 앞서 도입된 '웰프로 휴가제'처럼 정착될 수 있을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도입된 웰프로 휴가제는 모든 직원이 영업일 기준 10일의 휴가를 연속으로 쓰도록 하는 것이다.
제도 도입 초반에는 강제 휴가로 인력이 부족하다거나 굳이 2주동안 연속으로 쉴 필요가 없다는 등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이 이를 완전히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2주간의 장기 여행을 떠나거나 여행과 휴식을 병행하는 등 제도를 다양하게 활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웰프로 휴가제가 처음 도입됐을때만 해도 갑자기 바뀐 제도에 대한 적응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직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2주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스마트근무제도 지점에 뿌리내리면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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