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귀가해 자는 운전자 깨워 음주측정은 불법"

장용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17:31

수정 2016.09.01 17:31

대법 "거부 권리 있어" 무죄 선고 원심 확정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있는 운전자를 깨워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거부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된 문모씨(38)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죄에서의 음주측정 요구행위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운전을 마치고 상당한 시간이 흘러 집에서 자고 있는 운전자는 현행범이 아니기 때문에 영장없이 집안으로 들어가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다.

문씨는 지난해 3월 새벽 1시께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음주측정을 요구하자 '집에서 나가라'며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차선을 넘나들며 지그재그로 차를 모는 등 음주운전으로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문씨의 아내(태국 출신)에게 동의를 받고 집으로 들어가 자고 있는 문씨를 깨운 뒤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1심은 "경찰이 음주측정을 위해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는 사실상 수색에 해당돼 형사소송법상 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태국 국적의 문씨 아내 동의를 받았더라도 문씨가 명시적으로 퇴거요청을 했는데도 응하지 않은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범인으로 추정되고 있던 상황이었던만큼 영장주의의 예외에 해당된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도 "운전을 종료한 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 주거지에서 자고 있던중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가 이뤄진 만큼 현행범이나 준현행범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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