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그림산책] 강력한 색채의 자연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17:50

수정 2016.09.01 17:50

유영국 '산'
[그림산책] 강력한 색채의 자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1916~2002)은 "자연을 바탕으로 하여 순수한 추상적인 상태를 형상화한다"는 그의 말처럼 산을 통해 '한국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평생 화폭 앞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만년에는 세상을 관조하는 듯한 부드럽고 순화된 색채와 구성을 완성한 그는 사실 항해사를 꿈꾸며 일본으로 넘어갔던 인물이다.

자신의 계획이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주저없이 예술가의 길을 선택한 청년 유영국은 이후 평생을 화가, 어부, 교수, 양조업자 등을 거치며 노동자 같은 화가로 그 어떤 세속적 가치에도 종속되기를 거부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반면 작가들의 자발적 그룹 운동에는 그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그는 환갑이 되던 해(1976년) 현대화랑 개인전에서 처음 그림 한 점을 팔았지만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나갔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유영국만큼 일관된 자기 세계의 완성을 향한 치열한 정신의 불꽃을 피운 작가도 많지 않다.
그의 화면 앞에서 만나는 긴장감은 자기 완성에로 향하는 조형을 통한 한 구도자의 정신의 희열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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