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르포] 스마트 키친부터 미래식품까지 한자리 '대한민국 식품대전'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17:56

수정 2016.09.01 22:41

재료 주문은 스마트 식탁에서… 요리는 3D프린터가 '척척'
스마트 키친 상용화 임박.. SNS 기반 빅데이터 분석 메뉴·레스토랑 추천해줘
미래 식량 부족문제 해결.. 식용곤충, 대체식량 부상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된 '2016 대한민국 식품대전' 미래식품산업관에 전시된 스마트식탁. 스마트식탁은 집에서 앉아 식재료를 주문·배송할 수 있다. 사진=김용훈 기자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된 '2016 대한민국 식품대전' 미래식품산업관에 전시된 스마트식탁. 스마트식탁은 집에서 앉아 식재료를 주문·배송할 수 있다. 사진=김용훈 기자


#결혼기념일 10주년을 맞은 A씨. 하지만 하필 결혼기념일 당일 출장으로 인해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아내를 기쁘게 해줄 깜짝 이벤트를 위해 IT기술로 프로그래밍 된 로봇에게 음식을 준비하게 한다. 아내가 집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남짓! 긴박한 상황 속에서 A씨는 아내의 생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식사 메뉴를 결정하고,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를 통해 요리재료 구입부터 조리, 플레이팅까지 '불가능한 미션'을 해결했다.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이런 일이 현실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
우리 식탁이 '진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2016 대한민국 식품대전'의 미래식품산업관에서는 이른바 '스마트 키친'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키친을 실생활로 가져와보자.

■빅데이터로 메뉴 정하고, 스마트 식탁에서 식재료 주문

A씨는 아내의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근래의 감성이나 선호를 파악, 음식 취향을 파악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페이스북에서 이태원의 스테이크 레스토랑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 등을 분석해 A씨는 오늘의 메뉴를 '스테이크'로 정할 수 있다.

메뉴를 정했으니, 이제 요리 준비에 나선다. 스마트 냉장고에 보관된 식재료의 잔여량과 신선도를 체크하고 요리가 가능한 식자재를 선택한다. 오늘의 메뉴로 정한 스테이크에 쓸 한우 안심이 냉장고에 없다면 걱정할 것 없다. 스마트식탁에 앉아 O2O(off-line to online)으로 한우 안심을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요리에는 문외한이지만 걱정할 것 없다. 첨단요리 로봇이 스마트 냉장고 속 식재료를 활용해 아내의 건강상태에 따라 '간'을 맞추고, 푸드 3D 프린터를 통해 레스토랑 못지 않은 모양도 잡을 수 있다. 맛있게 만든 요리를 스마트 포크로 식사를 한다. 스마트 포크는 A씨와 아내의 식사 속도를 체크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생소할 수 있는 이런 풍경이 곧 현실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3D 푸드 프린터 개발자 김현우 고려대학교 연구원은 "기존 3D 프린터라고 하면 플라스틱으로 설계에 따라 제품을 생산해냈지만, 푸드 3D 프린터는 같은 기술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올해 내에 푸드 3D 프린터가 상용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푸드 3D 프린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식품 원가절감과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새로운 방식의 제조모델로 변혁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또 설계도만 변경해 프린팅하면 제작이 완료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필요 수분량을 추적해 물 섭취량을 알려주는 스마트 보틀, 알아서 온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인덕션, 올려만 둬도 칼로리 뿐 아니라 각종 영양소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도마 등은 이미 시판 중이다.

■맞춤형 미래식품…곤충식품에서부터 실버푸드까지

그러나 이번 대한민국 식품대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우리 식탁의 진보는 비단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한 장치(Device)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곳에선 고령 인구 증가와 대체 식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식사 대체 키트나 식용곤충식품 등 미래 식품 트렌드도 미리 엿볼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미래식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곤충식품이다. 거부감이나 인식 부족이 여전하지만, 최근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다는 장점을 살려 근육을 키우는 데 좋은 바디빌더용 셰이크로도 만들어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식용 곤충은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해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작은 가축'으로 부를 정도다.

지난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가 곤충을 미래 먹거리로 지정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선 이후 지난해에는 전문식당 등에서 120억원어치가 팔렸다. 앞으로는 특히 일반 마트에서도 '곤충 식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된다. 당장 대상그룹과 CJ제일제당 등 식품 기업들도 곤충 식품에 대한 연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뿐 아니라 식사 대체키트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시간에 쫓겨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해 영양이 불균형한 직장인, 자취를 하면서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자취생, 가족을 챙겨주느라 식사를 거르는 주부 등이 언제 어디서든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다.

아울러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각종 실버푸드(Silver Food)도 각광받고 있다.
환자식과 같던 기존 노인식과 달리 편리성, 질감, 맛, 영양, 포장 분위기까지 노인들의 취향을 고려한 식사로 바이오준, 효소 담은 그린단백질 등 노인들의 건강을 고려한 식품들을 대한민국 식품대전을 통해 경험해볼 수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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