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진해운, 해운동맹서 퇴출.. 운임 폭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22:33

수정 2016.09.01 22:33

CKYHE, 퇴출 통보.. 해외 항만들은 입항 거부
입출항 못하는 선박 30척, 사실상 선사 기능 상실
급해진 한진해운 화주들, 웃돈얹어 대체선박 구해
한진해운, 해운동맹서 퇴출.. 운임 폭등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항만 입항을 거부당하는 선박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고 대체운송을 위한 운임도 급등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속한 해운동맹에서도 퇴출 통보를 받아 사실상 정기 컨테이너선사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운송 네트워크 붕괴 현실화

1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선박에 대한 입항을 거부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와 모지, 중국 상해와 닝보, 미국 롱비치, 호주 시드니, 독일 함부르크 등지에서 한진해운 선박이 항만작업을 거부당했다.

선박이 입항하면 항만 접안, 화물 하역 작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현금 지불해야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전날에는 중국 샤먼.싱강, 스페인 발렌시아, 미국 사바나, 캐나다 프린스루퍼트, 싱가포르 등 항만에서 같은 이유로 한진해운 선박이 입항하지 못했다.

중국 상하이.닝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연료를 구매하지 못해 운항을 멈추는 일도 벌어졌다.


싱가포르에서는 한진해운의 사선 1척이 압류 당했고 용선(빌린 배)인 '한진멕시코호'는 용선료를 제때 받지 못한 선주 PIL의 거부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에서 입.출항하지 못하는 한진해운 선박은 총 30여척에 달하는 상황이다.

■해운동맹도 퇴출

이같은 사태가 이어지면서 한진해운이 속한 얼라이언스 CKYHE는 회사에 퇴출을 통보했다. CKYHE는 글로벌 4대 해운동맹 중 하나로 컨테이너선박 운송의 약 20% 담당하고 있다.

해운동맹에 가입된 회사는 세계 4위 선사 중국 코스코, 5위 대만 에버그린과 10위 양밍, 16위인 일본 K라인이다. 이들은 법정관리 신청으로 세계 40~50개국 한진해운 기항지에서 선박 억류와 입항 거부 등 선박 가압류 사태가 발생하자 한진해운을 빼고 운항키로 했다. 한진해운은 가입할 예정이던 새로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서도 퇴출 통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맹 해운사와 선복을 공유하지 못해 한진해운의 영업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당초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청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지적됐던 것이 바로 얼라이언스 퇴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얼라이언스에서 빠지면 운항 횟수가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어떤 화주가 한진해운을 택하겠냐"고 안타까워했다.

■대체수송 위한 운임 급등

운임도 폭등하고 있다. 한진해운 주력 노선인 부산~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 운임은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1100달러선에서 1700달러로 55% 올랐다. 한국~파나마~미 동부 노선 운임도 FEU당 1600달러에서 50% 증가한 2400달러로 올랐다.

김우호 KIM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한진해운 배를 이용하던 화주들이 다른 배를 이용하기 위해 기존 운임의 2배 정도 타 선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성수기에서 비수기로 넘어가는 시기로 선사들이 선박을 추가하기 어려워 빈 공간이 없다고 하며 운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시장가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대체물량 수송을 위한 운임 상승이 전반적인 시장가격에 반영될지는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달 1일 운임을 새로 정하는데 이미 8월에 화주들에게 통보했다.
성수기 운임이 1일부터 적용돼 운임 오른 것"이라며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이 운임상승으로 이어질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통상 컨테이너 시장은 3.4분기가 성수기로 운임이 높아지는데 4.4분기 비수기로 이어지면서 운임이 감소한다.
올해 4.4분기 운임이 현재 상승한 운임 수준에서 머무른다면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여파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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