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G20회의서 환율조작 문제 제기 예고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2 17:24

수정 2016.09.02 17:24

中 "위안화 안정적으로 유지"
美-中 환율 갈등 충돌하나
中, SDR채권 발행 확대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미국이 중국 항저우에서 4~5일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에 맞서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채권 발행을 통한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2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강 부행장은 전날 G20 회의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민은행은 시종일관 위안화의 시장화를 추진하면서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브렉시트 충격 등 국제환경 변화에도 위안화는 다른 통화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위안화의 총체적인 변동률(환율변동폭)은 다른 기축통화나 신흥시장 통화보다 작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제기하는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는 없었다는 의미다.
인민은행의 이 같은 입장이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이 G20 회의에서 위안화 환율조작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시사한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루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서 탈피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 등을 환율조작국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부행장은 또한 "우리는 환율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우리 G20 회원국들은 평가절하를 목적으로 경쟁을 하지 않고 상호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G20 회원국들이 경쟁적으로 평가절하에 나서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주장에도 브렉시트 이후 위안화 평가절하 기조가 뚜렷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외환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위안화 고시환율은 달러당 6.6908위안으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6월 24일(달러당 6.5776위안)과 비교하면서 두달여 만에 1.7% 평가절하됐다. 또한 투기세력들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베팅하자 위안화 가치를 6.3851위안까지 절상했던 지난해 12월 4일과 비교하면 올 들어 4.78% 가치가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위안화 안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올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규모 부채 때문에 시중에 돈을 풀어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한계가 있고 수출을 떠받치기 위한 정책수단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부행장은 "세계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3년만기 SDR 채권(뮬란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으며 향후 총 발행규모는 20억달러 규모로 47억위안에 해당한다"면서 "특히 이번에 발행금리를 0.49%로 정했는데 이는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된 5개 통화를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기축통화인 달러가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SDR 채권발행 확대방안을 이번 G20 회의에 제안할 계획이다.

세계은행의 SDR 채권 응찰률이 2.5대 1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SDR 채권 확대방안은 10월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공식 편입을 겨냥한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이 숨어 있고 미국과 유럽 등이 아직까지 SDR 채권 발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달러를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jkim@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