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진해운 입출항 거부 계속.. 7개국서 45척 오도가도 못해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2 17:35

수정 2016.09.02 20:21

수에즈운하 통항 거부돼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해운 수송 네트워크의 마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운영 중인 선박의 절반가량이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얼라이언스에서 퇴출돼 사실상 영업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박 45척 운항 차질... 수에즈운하도 통항 거부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입출항 거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한진해운이 운영 중인 컨테이너선 41척, 벌크선 4척 등 총 45척이 한국을 포함한 7개국에서 정상 운항을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사선(회사 소유 배) 37척, 용선(빌린 배) 61척을 운항 중이다.


항만에서 선박 접안 및 물류 하역을 담당 하는 업체들의 작업 거부로 입항하지 못하는 곳은 한국의 광양, 중국의 샤먼.얀티엔.청도.닝보, 일본의 나고야, 싱가포르, 인도의 나바샤바 등이다. 이들 업체는 밀린 하역료와 대금의 현금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신항에서도 전날부터 같은 이유로 입항이 거부 됐지만 부산항만공사의 중재로 문제가 해결됐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외항에 대기 중이던 한진저머니호 등이 순차적으로 터미널에 접안해 하역작업을 시작했다. 미국 롱비치에서는 선박이 입항은 했지만 역시 하역업체들의 반발로 출항하지 못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 통항도 거부당했다. 수에즈 운하는 1회 통항료가 70만달러(약 7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집트는 통항료 지급이 불가능하다며 통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압류 가능성은 줄었지만 밀린 대금과 앞으로 지불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입항거부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얼라이언스 퇴출로 사실상 영업력 상실

한진해운의 얼라이언스 퇴출은 설상가상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8월 31일 소속 얼라이언스 CKYHE로부터 '선복 교환을 중단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사실상 얼라이언스 퇴출 통보다. 얼라이언스에 속하지 않고 단독으로 운항할 경우 물량감소, 운항횟수 감소 등으로 고객(화주)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극히 적어진다.

얼라이언스는 한 선사가 전 세계 노선을 모두 담당할 수 없기 때문에 타 선사와의 선박 공유를 위해 맺는 계약이다. 한진해운이 속했던 CKYHE는 중국의 코스코, 일본의 K라인, 대만의 양밍과 에버그린이 속해있다.

한진해운 선박이 억류되거나 입항하지 못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타 선사들이 더 이상 한진해운 선박에 화물을 실을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이다. 한진해운 화물도 타 선사 선박에 실을 수 없다. 해당 화물에 대해 채권자들이 클레임을 걸면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단독으로 노선을 운항하게 되면 운항횟수 감소, 네트워크 축소, 물량감소 등으로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해진다.
한 해운전문가는 "단독 운항할 경우 선박 운항 횟수가 주 6~7회인 데일리 서비스에서 주 1~2회로 줄어든다"며 "누가 일주일에 한 번 운항하는 선사를 택하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현재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하나의 회사가 물량을 채우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타선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곳곳에 화물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제 그 범위가 확연하게 줄었다.
사실상 영업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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