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정의장-與, 비판 여론에 떠밀려 정국 정상화 극적 합의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2 17:47

수정 2016.09.02 17:47

20대 국회가 국회의장과 집권여당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파행을 거듭한 끝에 전격적으로 의사일정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사실상 새누리당의 요구를 수용해 본회의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이양하는 선에서 여당과의 접점을 찾았다. 이로써 이틀째 공회전하며 개점휴업 상태였던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정상적인 의사일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만큼은 의장의 사회를 용인할 수 없으니 사회권 넘겨달라고 했고, 의장은 다음 주에 포괄적인 (입장을)말하겠다고 양해하는 선에서 부의장 사회로 추경과 여러 현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소집해 정 의장과의 합의 내용을 추인한 후 곧바로 정 의장과 3당 원내대표단과의 회동을 통해 최종 합의를 도출할 예정이다. 추경안 처리 등 당초 전날 처리될 예정이었던 안건들은 이날 오후 6시 30분에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키기로 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부의장의 사회로 본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파행정국에서 정국정상화에 전격 합의한 것은 정 의장이 경색정국의 중심에 선 데다 새누리당이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강경대치가 지속되면서 민생 협치가 실종됐다는 데 입법부 수장으로서 중압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회사를 통해 사드배치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언급한 만큼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 민심에 전달됐다고 보고, 정기국회를 정상화해 추경안 등 민생현안을 처리하는 쪽이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이 당초 처리키로 했다가 의사일정 파행으로 처리되지 못하면서 경기회생 골든타임을 놓치는데 국회의장이 일조했다는 비판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지키면서 추경안 등 민생현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사회권을 넘기는 '중재안'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정 의장은 내주초쯤 자신의 개회사에 대한 여권의 파상공세와 의장직 사퇴 촉구 결의안 등에 대한 포괄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일각에선 추경안 처리 등으로 국회정상화에 간신히 합의했지만 내주 정 의장의 추가 입장 표명이후 여권의 반발이 점증될 경우 겨우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던 정기국회가 또다시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정 의장과 새누리당이 극적으로 의사일정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며 극단으로 대치했던 탓에 앙금은 남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이날 정 의장과 새누리당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치킨게임’을 벌이면서 막장극을 연출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사퇴촉구결의안까지 공식으로 제출했고,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전날 의장실 점거에 이어 복도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여야가 가까스로 국회 파행 장기화를 막았지만 내년도 예산안 심사, 국정감사 실시 과정에서 다시 대립하면서 의사일정에 차질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정국이 이번 정기국회 내내 이어질 것이란 게 정계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내년 대선전까지 여야 대립이 극한의 정도까지 심화돼 정쟁에 매몰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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