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고향서 폭발사고 80여명 사상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3 09:50

수정 2016.09.03 09:50

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폭탄테러가 일어나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市) 야시장에서 2일 오후 10시 30분께(현지시간) 강력한 폭발이 발생하면서 최소 14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과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 가운데 10명은 현장에서 바로 숨졌으며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일부는 위독한 상황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초기 조사에서 경찰이 포탄에 바탕을 둔 폭발 물질의 파편을 발견했다"며 이번 폭발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폭탄 공격이라고 확인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이 고향이자 정치적 근거지인 다바오에 머물고 있었던 데다가 폭발이 발생한 야시장이 평소 그가 자주 찾던 마르코 폴로 호텔 인근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공격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말마다 다바오를 찾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사건 당시 다바오 내 다른 장소에 머물고 있었으며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아들 파올로 두테르테 다바오 부시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당시 아버지는 다른 장소에 체류 중이었고, 현재 현지 한 경찰서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은 사건 직후 주요 길목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도심 경계를 강화했다. 수도 마닐라 경찰도 자정을 기해 전면 경계 태세를 발동했다.

필리핀 당국은 이슬람 무장세력이나 마약상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르틴 안다나르 대통령 공보실장은 "우리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화가 나 있을 부류가 많다"며 이슬람 세력과 '마약과의 전쟁'에 반발한 마약상의 소행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우리는 (이슬람 무장세력이나 마약상의) 소행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지금은 짐작하기 너무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재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아부사야프에 대한 군사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군의 토벌 대상이 된 아부사야프는 최근 반격을 경고한 바 있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취임한 직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마약 용의자 2천 명이 경찰이나 자경단의 공격을 받아 숨졌고 70만 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 때문에 마약조직이 대통령을 암살하려 든다는 소문이 돌았고 지난 1일에는 이와 관련한 무기공급상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현지 한국인 교민이나 관광객의 피해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아직까지 피해자가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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