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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카리모프 대통령 장례식 거행, 중앙아시아 권력 공백 우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4 15:59

수정 2016.09.04 15:59

중앙아시아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에서 25년 동안 절대적인 권력을 휘둘렀던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장례식이 3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졌다. 서방 외신들은 막강한 권력자의 갑작스런 타계로 권력 공백이 우려된다며 '이슬람국가(IS)'같은 이슬람 극단세력이 중앙아시아에서 세를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2일 사망한 카리모프 대통령의 시신은 다음날 수도 타슈켄트에서 특별기에 실려 고인의 고향인 사마르칸트로 이송됐다. 향년 78세의 카리모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뇌출혈로 쓰러져 타슈켄트의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3일 간의 국장을 선포하고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는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총리를 장례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공식 발표에 의하면 17개국 조문단이 카리모프 대통령의 장례식을 찾았으며 한국 정부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과거 카리모프 대통령의 독재를 비판해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을 통해 "카리모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 우즈베키스탄 국민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다"는 짤막한 성명만 발표했다.

지난 1938년에 사마르칸트에서 태어나 고아원에서 자란 카리모프 대통령은 1989년 우즈베키스탄 공산당 제1서기에 올랐다. 그는 소련 붕괴 이후 1991년 우즈베키스탄 초대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당시 직선제로 권좌에 오른 이후 올해 3월 불공정 선거 논란 속에서도 90%가 넘는 득표율을 얻으며 5선에 성공했다. 임기 내내 서구 문화와 이슬람 극단주의를 배척했던 그는 강제노동 및 집단학살같은 인권탄압 논란에 휩싸여왔다.

CNN등 서방 언론들은 절대권력을 누리던 카리모프 대통령이 후계구도를 제대로 만들지 않았다며 권력 공백이 생기면 테러 단체의 세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IMU)’은 최근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미 국무부를 인용해 IMU가 카리모프 대통령 사후 정국 혼란을 틈타 세를 불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발표에서 구소련 무슬림(이슬람 신자) 거주지역에서 5000~7000명에 달하는 IS 가입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자폭 테러범 가운데 1명도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드러났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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