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韓 ICT산업 경쟁력 퇴보정부.국회.업계 이전투구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4 17:09

수정 2016.09.04 17:09

글로벌 신기술 경쟁 벌일때 관련법 놓고 진흙탕 싸움
#1.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개정 목소리가 잇다라 제기되면서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단통법이 지원금 혜택의 확산, 가계 통신비 절감 등 효과를 내고 있지만 국회의 호통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2. 유료방송 발전 종합대책이나 통신사업자 제재를 앞두고도 정부는 국회나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게 우선이다. 정책소신을 내세우면 '불통정부'라고 된 서리를 맞을게 뻔하기 때문에 눈치부터 살펴 여론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책을 만드는게 '상수'라는게 공무원들의 푸념이다.

#3. 방송.통신 업체들은 진흙탕 싸움에 여념이 없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도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새 서비스를 만드느라 골머리를 썩이는 것 보다 경쟁사의 발목을 잡는 것이 쉬운 경쟁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경쟁력 후퇴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핀테크,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글로벌 ICT 시장에서 한국은 정책과 산업이 모두 뒷걸음질치면서 모바일과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등 신산업이 이미 중국에도 뒤졌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정부-업계 '뒷걸음질' 3박자 맞았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단통법 개정안 발의에 나서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단통법 개정안 중에는 휴대폰 지원금이나 이동통신 요금을 정부의 복지혜택 정도로 만드는 조항들이 수두룩하다"며 "심지어 서비스 경쟁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기업활동 자체를 부도적으로 몰아가는 조항들도 있어 안타갑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국회와 정부를 향한 여론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불허 결정을 내린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는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과 지상파 방송사들이 "대형 방송사가 생기면 우리가 경쟁하기 어려워지니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케이블TV 방송사업자들은 결합상품 때문에 케이블TV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으니 이동통신 회사들의 결합상품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불법 기업간 거래(B2B) 스마트폰 영업 제재를 앞두고 이동통신 업계는 가중처벌을 해야 하느니, 법대로만 처벌해야 하느니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韓 ICT 산업 위기론 확산

최근 한국 ICT산업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기술을 베껴가는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기업들은 이미 특허전쟁을 통해 한국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O2O나 핀테크 산업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서비스를 배워오는 실정이다.
옛 정보통신부의 고위 공무원을 지낸 한 전문가는 "국회의 포퓰리즘과 정부의 소신없는 정책, 기업들의 진흙탕 싸움이 3박자를 맞춰 한국 ICT산업의 위기를 키우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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