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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삼성 갤노트7 전량 교환, 정말 잘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4 17:43

수정 2016.09.04 17:47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결단.. 소비자안전과 타협 말아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전량 교환 결정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배터리 결함, 즉 제품 불량률이 100만대 중 24대인 0.0024%인데도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함으로써 오히려 기업 신뢰도 제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안전과 직결되는 불량이라면 숫자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출시된 삼성 갤럭시노트7은 한국, 미국 등 10개국에서 250만대가 판매됐다. 이번 리콜로 삼성이 볼 피해 규모는 막대하다.
최대 1조~2조원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럼에도 예측을 뒤엎고 전량 리콜을 결정한 것은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했다는 의미다.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스마트폰 사업뿐만이 아니라 '품질의 삼성, 기술의 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먹칠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며 고개를 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경영진과 직원들의 소통문화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초기에 부분리콜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사내 게시판에 한 직원이 "성과급 안 받아도 되니 전량 리콜 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세요. 부끄럽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이 글은 조직 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고 사장이 "매우 부끄럽고 미안하다. 이 기회를 통해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업부로 거듭나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수천건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회사 내부자이면서 소비자이기도 한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인 것이다. 소통하는 문화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위기는 수시로 닥친다. 그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드느냐가 최고경영자의 능력이다. 자발적 리콜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사례는 많다. 1982년 존슨앤드존슨의 경우는 너무나 유명하다. 진통제인 타이레놀에 독극물을 넣은 범죄로 8명이 사망하자 존슨앤드존슨이 미국 전역의 타이레놀 310만병을 과감히 회수해 위기를 벗어난 것은 물론 타이레놀이 연간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상품이 된 것이다. 반면 위기를 키운 사례는 더 많다. 미국에서 1400만대를 리콜한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초기에 책임을 회피하면서 배상금 등으로 31억달러를 썼다. 세계 1위에서도 밀려났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요즘 폭스바겐코리아 배출가스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옥시레킷벤키저 사례도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번 글로벌 리콜로 다시 한번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자기 잘못 이상으로 매를 맞아야 이러쿵저러쿵 비판의 소리가 잦아든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품질경영에 더욱 매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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