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中, 정상회담서 치열한 신경전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4 18:57

수정 2016.09.04 18:57

사소한 관례놓고 감정싸움.. 美, 中의 고압적 태도 지적
회담장 입장 인원 제한에 양측 주먹다짐 직전까지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 항저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은 '주요2개국(G2)'에 걸맞게 격한 기세다툼을 벌였다. 미, 중이 G20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소한 관례를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정치·외교·군사 전반에 양국의 골이 깊다는 것을 내보였다.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 관리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등 곳곳에서 신경전이 이어졌다.

4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들에 따르면 G20 전날인 3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파리 기후변화협약 비준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양자 정상회담에서는 시 주석이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대만·시짱(티베트) 독립문제 등에 대해서도 미국의 개입을 반대하면서 충돌했다.

이 같은 미·중간의 신경전은 백악관 기자들의 취재 과정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취재 과정에서 중국의 고압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평소처럼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의 앞쪽 문이 아닌 동체의 중간 문을 통해 트랩을 내려와 백악관 출입 TV카메라 기자들도 평소처럼 트랩 아래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중국 관리가 그곳에서 나가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이에 백악관 직원이 "우리 대통령이고 우리 비행기"라며 오바마 대통령 취재에 관한 규칙을 알아서 정하겠다고 항의하자 중국 관리는 "여기는 우리나라이고 우리 공항"이라고 반박하며 공항 환영행사 취재는 금지한다고 말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벤 로즈 부보좌관이 비행기에서 내린 후 기체 앞쪽으로 이동하려 할 때도 이런 제지를 당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중 정상회담이 임박해선 '주먹다짐' 직전에 이를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백악관 의전팀과 비밀경호국(SS) 직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도착을 준비하기 위해 회담장에 먼저 도착했으나, 보안검색대에서 발이 묶였다.
이유는 이들을 회담장에 입장시키는 문제를 놓고 중국 관리와 보안검색을 담당하는 또 다른 중국 관리 사이에서 몇 명의 미국인을 회담장에 들여보내느냐를 놓고 의견 충돌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hjkim@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