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인터뷰] 고인배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中 직판시장 세계 2위규모.. 국내업체 진출 적극 돕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4 19:26

수정 2016.09.04 19:26

韓中관계 무엇보다 중요
아모레.풀무원 라이선스 땄지만 아직 매출 못올리는 상황
그사이 암웨이 등 세력 넓혀
회원사와 함께 中시장 개척
해외 사업에 뜻 있는 업체, 구체적 실행에는 어려움 많아 현지 방문 등 다각적 지원사격
中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 韓 직판업계 고용 800만명 달해
고인배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고인배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직접판매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회원사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인배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은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회원사들이 중국시장에서 영업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4일 특판조합에 따르면 '직소(直銷)'로 불리는 중국 직판시장은 20조~30조원으로 세계 2위다. 이에 따라 국내 다단계업계의 큰 관심을 끌어왔다.

고 이사장은 "중국은 아직까지 한국식 방문판매만 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다단계판매 활동은 못하도록 돼있다"며 "그런 만큼 중국시장에서의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다단계판매가 합법이다. 최근 한.중 간의 갈등으로 떠오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회원사들의 중국 영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고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중 관계가 나빠지면 아무래도 중국 측에서 한국 기업들에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보이지 않게 활동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고 이사장은 "중국에서 인허가 등 비관세 장벽을 세울 경우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다단계시장을 이끄는 암웨이 등 미국 다단계기업은 그만큼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있다. 암웨이 등 미국 다단계업체들은 중국시장에서 상당부분 자리를 잡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직판기업들은 중국 직판시장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다. 고 이사장은 "아모레퍼시픽, 풀무원 등이 중국 시장에서 방판 라이선스를 받았지만 매출은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칫 중국시장에서 오점을 남길 경우 한국 본사의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직판시장 개척에 총력

고 이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 현지를 회원사들과 함께 찾아 진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우한, 광저우 지역을 방문하는 해외 진출세미나를 중국 현지에서 개최했다. 중국 현지 직소판매업체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창사 소재 RinH와 얀디를 방문했고, 올해는 광저우 소재 중국직소판매 업계 1위기업인 인피니투스와 아폴로를 방문해 생산공정을 직접 둘러봤다.

많은 회원사들이 중국 진출 의사는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특수판매조합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시장개척단을 이끌고 현지에서의 로드쇼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중국 현지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적 교류와 중국 직접판매 관련 다양한 강연을 듣고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 참가단은 중국 우한에 위치한 암웨이, 메리케이, 뉴스킨 현지 센터를 둘러봤다.

특판조합은 중국 직접판매 관련 용어와 개념, 중국 직소 역사, 중국 직소 주요 업체, 중국 직소 관련 법령(원문과 번역본), 중국 직소 관련 논문, 보고서 등을 총망라한 '중국 직소 관련 자료집'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다단계.방문 판매가 취업난 해소에 상당부분 기여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향후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계 3위인 한국 직판시장은 다단계판매원이 8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고용난 속에서 일자리 창출에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도 고용난 해결에 직판시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회원사 순회하며 소통.스킨십 강화

고 이사장은 취임 후 지난 2년 동안 회원사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을 통해 애로해소와 회원사들의 권익향상에 앞장서 왔다. 그는 현장을 직접 찾아 '회원사 CEO 간담회'를 수십 차례 열었다. 다단계판매.후원방문판매 업계의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위해 회원사의 성공 경영노하우를 공유하는 세미나도 열고 있다. 회원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정 공제규정.공제업무 및 개인정보보호법 교육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조합의 일반 현황에 대한 이해와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회원사들의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을 적극 수렴해 조합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앞으로도 현장으로 뛰어가 스킨십을 하며 회원사들의 이야기를 계속 듣겠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이 회원사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에 적극 나서는 것은 지난 2014년 말 특판조합 이사장에 선출되기 전까지 2년여 동안 조합에서 감사를 역임하면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독특한 유통단계를 보유한) 다단계 업계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드는데 감사직을 맡은 것이 조합을 이끌어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국내 직판시장의 활성화와 이미지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방문판매법에서 개선할 부분을 한국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직판협회,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3개 단체에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다단계 질서가 많이 잡혔고,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국내 방문판매법은 예전의 강도 높은 규제가 유지되고 있다"며 "업계 스스로의 자정 기능이 강화되고 영업환경도 많이 바뀐 만큼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선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고인배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서울 △서울대 법대, 대학원(상법) △사법연수원 20기 △조흥은행(현 신한은행) 사내변호사 △예금보험공사 부국장 △동아대 법대 교수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