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담당사건만 年 645건.. 일반 변호사의 30배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4 21:56

수정 2016.09.05 10:04

지난해 250여명이 16만6920건 처리 '역대 최다' 1명당 하루 3건꼴..법률 상담 서비스 부실 우려 "2개월 기다려 고작 30분 대면".. 이용자도 불만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담당사건만 年 645건.. 일반 변호사의 30배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 구조사무가 매년 증가해 2015년 역대 최다인 16만6920건을 기록했다. 단순상담을 제외하고 소송대리 등 실제적인 법률구조가 이뤄진 경우만 집계한 것으로, 2001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공익법무관을 포함, 모두 250여명에 불과한 소속 변호사에게 과다한 업무가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3주 이상 기다려 상담, 기대 이하"

4일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따르면 공단 소속 변호사 1명이 1년 동안 담당하는 사건은 2015년 기준 645건에 이른다. 2000년대 초반 300건 정도였던 1명당 사건이 매년 급속히 늘어 2009년 75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대에 들어 600건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실 근무일로 계산하면 하루에 3건 내외 사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변호사 1명당 월평균 사건 처리가 2건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공단 소속 변호사가 평균보다 30배가량 많은 업무를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부담이 법률서비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밀려드는 상담 및 구조신청을 인터넷과 전화 등을 통해 예약제로 받고 있고 있다. 대기자가 워낙 많아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상담도 30분 정도로 제한돼 충실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올해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상담을 받았다는 이모씨(33·여)는 "3주 넘게 기다려 겨우 상담을 하게 됐는데 기대한 것과 달리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는 것 같고 소장 양식만 건네주더라"며 "30분밖에 안되는 상담시간도 통화로 5분이나 써 불쾌했고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2개월 가까이 기다려 상담을 했다는 장모씨(45) 역시 서비스의 질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씨는 "전화와 인터넷으로도 상담을 할 수 있다고 해서 해봤으나 부실한 답변이 와서 전화 예약을 한 뒤 직접 찾아갔다"며 "도움을 받아 소장을 접수하기는 했으나 주의를 기울여 듣는 것 같지 않고 시간을 낭비한 기분마저 들었다"고 전했다.

■포괄구조 '호응'…증원 추진

2015년 기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소속된 변호사는 공익법무관 161명을 포함해 259명이다. 공단 소속 변호사들은 매년 꾸준히 증원되고 있지만 폭증하는 사건을 따라가지 못한다. 실제 공단 소속 변호사는 2001년 126명에서 2015년 259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법률구조는 4만1764건에서 16만6920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소속 변호사들의 업무량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일본 같은 경우 사법지원센터에서 소송구조사건이 있으면 외부 변호사와 연계해주는 시스템"이라며 "한국은 (공단에서 구조업무를) 포괄적으로 해 좋은 제도라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변호사 증원 속도가 업무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변호사) 채용 계획이 있고 소속 변호사뿐 아니라 공익법무관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매년 법무부에 증원요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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