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20 정상회담] '중국 중심 국제경제질서' 야심 드러낸 시진핑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4 22:31

수정 2016.09.05 13:15

G20 정상회의 개막연설.. IMF.WB 지배구조 개혁
특별인출권 사용확대 강조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현재의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지배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중국 중심의 국제경제질서 재편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의 지배구조 개혁 등 국제금융기구 개편과 IMF의 특별인출권(SDR) 사용확대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개회사에서 "G20 회원국들이 끊임없이 글로벌 통화금융시스템을 개선해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국제금융기구의 통치구조 개편, SDR 역할의 충분한 발휘,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금융통제관리 강화, 글로벌 조세시스템 및 반부패 협력 등을 거론하며 "세계 경제의 리스크 대응능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국제금융기구 개편과 관련, 시 주석은 이날 비공식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 정상회담에서 브릭스 회원국들이 IMF, WB의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IMF의 자본금이 약 4700억SDR(약 6000억달러)로 두 배로 늘고 출자지분을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6% 이상 이전하면서 중국은 IMF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인민일보는 "현재 IMF는 지분 및 거버넌스 개혁을 논의 중이며 지분 확대폭, 지분 분할 방침 등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는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 매우 중요하다"며 "오는 2017년 10월 연차총회 이전에 관련업무를 완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SDR 사용 확대도 최근 세계은행이 총발행예정인 20억달러 중 5억달러 규모의 3년 만기 SDR채권(뮬란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탄력을 받고있다. 중국은 G20 의장국으로 결정된 후 국제금융구조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7월 청두에서 열린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를 거쳐 SDR 사용 확대, IMF 지분 및 거버넌스 개혁 추진, 글로벌 금융안전망 확대 등 다섯 가지 방안을 G20 회의 안건으로 제출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과 서방 중심의 현행 국제경제질서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전날 열린 비즈니스 서밋(B20)에서도 "중국의 대외개방은 세계에 영향력을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며 공동의 발전으로 이익을 나누자는 것"이라며 "자기 집 후원만 가꾸는 게 아니라 세계 각국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동의 정원을 가꾸자는 것"이라고 말해 중국 주도의 글로벌 저성장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개막사에서 개방형 세계경제 건설을 촉구하면서 무역투자 자유화의 지속적인 추진과 신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철저한 준수 등을 요구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경제는 보호주의 및 자국 중심주의 출현과 고령화사회 진입, 경제 글로벌화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이 나타나고 부채증가, 금융시장의 동요 등 각종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G20 회의에서 거시경제정책 공조, 효율적인 세계경제금융 거버넌스, 견고한 교역과 투자 등에 초점을 맞춰 종합적인 처방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G20 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도 세계경제 저성장 극복을 위한 재정·통화 및 구조개혁 등을 논의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보호무역주의 대두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확산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포용적 성장'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논의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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