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英, 對 中國 관계 갈등에도 '힝클리 원전 건설중단' 입장 유지하나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5 16:01

수정 2016.09.05 16:45

영국과 중국 간 갈등의 핵으로 부상한 영국 남부 원자력발전소 '힝클리포인트C'가 시공사에 천문학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힝클리포인트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원전 건설 승인을 미루면서 건설 중단 상태다. 시공사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국은 현재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양국 관계는 흔들리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힝클리포인트의 운영을 맡은 프랑스 국영기업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중국 국영기업 중국광핵그룹(CGN)이 원전 건설 후 35년간 1000억파운드(약 147조2000억원)에서 최대 1600억파운드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힝클리포인트 원전은 EDF와 CGN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2025년까지 완공한 후 35년간 운영을 직접 맡는 것으로 영국 정부와 합의된 상태다. 지분은 EDF와 CGN 각각 66.5%, 33.5%다.
건설 비용은 총 180억파운드다.

지난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건설 계약을 하루 앞두고 이 프로젝트를 돌연 연기했다. 컨소시엄에 군수 관련 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양국 간 갈등은 커지고 있다.

힝클리포인트 원전에서 이처럼 높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전기 요금을 꼽았다. 영국 정부는 EDF 컨소시엄에 전기요금으로 메가와트시(MWh) 당 92.5파운드를 35년 동안 보장키로 했다. 현재 영국 전기료(MWh당 41.95파운드)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영국 자산조사업체 알파밸류의 후안 로드리게스 애널리스트는 예정된 가동 기간의 90%만 운영해도 힝클리포인트가 1020억파운드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같은 조건에서 1150억파운드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 2%의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했을 때 이는 1600억파운드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FT는 전했다.

영국 국회가 지난달 발간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특혜 의혹'이 나올 정도로 EDF에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은 당시 전기 요금 예측이 엇나갔기 때문이다. 2013년 계약 당시에는 원전 완공 예정인 2025년 전기료가 MWh당 80파운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2015년에 내놓은 전망치는 60파운드 중반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원전 완공 시 영국 정부가 내야 할 보조금은 당초 61억파운드에서 올해 예상치는 297억파운드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FT는 전했다.

EDF는 이에 대해 "힝클리포인트 계약은 영국 정부와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전기 요금은 원전 건설 시 위험 요소를 감안해 책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메이 총리는 현지에서 메이 총리는 이달 중 원전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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