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한중정상 한중관계 인연 강조 이어 양국 입장 진솔한 대화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5 16:58

수정 2016.09.05 16:58

【항저우(중국)=조창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5일(현지시간) 한중정상회담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벌어진 이후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날 대면에서 양국간 인연과 우의를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본격적인 회담에 돌입하면서 양국 정상은 진솔한 각국의 이해관계를 설명하는 동시에 발전적 관계모색을 찾는 데 주력했다.

현지시간으로 8시27분에 시작해 동시통역으로 진행된 회담은 이날 오전 9시13분에 종료됐다. 애초 예정됐던 30분보다 16분 더 늘어난 46분간 회담이 열렸다.

하늘색 셔츠에 남색 정장을 입은 박 대통령은 이날 항저우 서호 국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만나 악수와 인사를 나눴다.
두 정상은 전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사를 나눈 바 있다.

박 대통령이 회담장에 입장하자 양복 정장 차림의 시 주석이 반갑게 박 대통령을 맞은 것이다. 두 정상은 이어 살짝 웃는 표정으로 사진 촬영에도 임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박 대통령을 자리로 안내했으며 두 정상은 동시 통역 방식으로 진행된 모두 발언을 통해 인사말을 교환했다.

발언에 나선 시 주석은 1930년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항저우에서 3년간 활동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당시 한국의 유명한 지도자인 김구 선생님께서 저장성에서 투쟁 하셨고, 중국 국민이 김구 선생님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범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1996년 항저우 인근 저장성 하이옌을 찾았을 때 '음수사원 한중우의'는 글자를 남겼다고 전했다.

음수사원(飮水思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날 시 주석이 이 문구를 인용한 것은 과거 한국의 독립운동 시절 중국의 지원을 강조하면서 한중간 관계의 중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과거 임시정부 지원 언급에 대해 "그런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답하면서 "다양한 안보·경제적 도전에 효울적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드에 대한 입장차를 하루빨리 해소하고 양국간 공동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협력에 나서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양자 회담에 들어가면서 양국 정상은 한중관계 발전이 역사적인 대사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면서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양측의 기본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문제 관련해서는 정상차원에서 직접 서로의 입장을 진솔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긍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