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포스코 동남아 핵심기지로 부상 '베트남가공센터'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5 17:26

수정 2016.09.05 22:19

고객사 원하는대로.. 鐵 자유자재로 재단
베트남에 생산기지 둔 한.일 가전사가 주고객
각종 형태로 가공된 냉연.스테인리스.. 세탁기 등 가전 재료로
올해 120만弗 흑자 예상
베트남 하이즈엉성 푹디엔 산업단지내 포스코 베트남가공센터(VNPC) 제품창고에 최종 완제품이 포장된 상태로 보관돼있다.
베트남 하이즈엉성 푹디엔 산업단지내 포스코 베트남가공센터(VNPC) 제품창고에 최종 완제품이 포장된 상태로 보관돼있다.

【 하노이.하이즈엉성(베트남)=최진숙 기자】 베트남 하이즈엉성 푹디엔 산업단지는 하노이와 하롱베이 중간지점에 있었다. 하노이에서 차로 2시간 거리, 국내 주요 가전사들이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는 하이퐁과는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위치였다. 산업단지 초입에서 5분여 차로 더 가니 포스코 베트남가공센터(VNPC)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을 찾은 건 지난 1일 오후. 섭씨 40도를 웃돈 후끈한 날씨에 공장 기계들은 여기저기서 굉음을 내며 분주히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크레인은 개당 10t 무게인 냉연 덩어리를 여기저기로 옮겼다. 중앙라인에선 하이퐁의 LG전자 신공장에 납품될 스테인레스 냉연코일 가공 작업이 한창이었다. t당 1만5000달러짜리 스테인레스 코일은 호치민 인근 동나이성에 위치한 포스코 VST에서 공수된 제품이었다. 연산 23만t 스테인레스를 생산하는 포스코 VST는 동남아 스테인레스 냉연 수요 50% 이상을 차지한다.

■가전 신흥메카 베트남 북부 공략거점

베트남이 한국.일본 가전업체들의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공략하는 포스코 VNPC가 포스코그룹의 동남아 핵심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생산공장 탈중국'을 서두르고 있는 국내외 주요 가전사들은 베트남을 중국 대체지역으로 삼아 이곳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3월 하이퐁 짱쭈에 공단에 신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오는 2028년까지 15억달러를 이곳에 투자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여기서 생산된 가전제품을 동남아 시장은 물론 세계각지로 판매할 계획에 있다. 삼성전자, 아남, 인켈, 신도리코 등 한국계 전자기업 상당수도 이미 북베트남에 진출해있다. 일본업체의 경우 캐논, 브라더, 파나소닉에 이어 후지제록스도 진입을 타진중에 있다.

포스코 VNPC에서 각종 형태로 가공된 냉연, 스테인리스, 전기도금(EG), 용융아연도금(GI)은 주로 가전업체의 세탁기, 청소기, 카오디오, 에어컨, 내비게이션 재료로 쓰인다. 이곳 수요처는 가전업체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해 포스코 VNPC 판매량 30%가 가전업체 물량이었다. 나머지는 자동차부품사, 건살자재업체 등에 납품됐다. 포스코 VNPC 김영효 법인장은 "9월이후 LG전자가 최대 고객사가 될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전 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10%가량 많아질 것"이라며 "가전 비중은 향후 40%이상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공센터는 말 그대로 각종 철강재를 가공하는 곳이다. 고로 제철소의 복잡하고 엄격한 공정의 압연과정이 없어 가공센터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장처럼 보이지만 실제 공정은 그렇지 않다는 게 현지 관계자 설명이다. 김영효 법인장은 "고객사가 원하는 재질, 형태를 100%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가 쉬운 일은 아니다"며 "모든 작업은 고객사가 요구한 기계적 물성치를 맞추도록 한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다. 철을 자유자재로 다듬고 재단하는 것은 정통 철강회사가 가장 잘할수밖에 없다"고 했다.

■베트남에 25년간 20억달러 투자

포스코 VNPC는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생산전략을 염두에 두고 출발한 곳으로 볼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7월 일본 철강업체 메탈원으로부터 이 공장을 인수했다. 메탈원은 누적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포스코에 공장을 넘겼지만, 경영상태는 포스코 인수후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판매량은 2009년 1만4000t에서 지난해 24만t까지 늘었다. 신규 고객사를 발굴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게 주효했다. 기존 냉연뿐아니라 칼라강판, 빌렛, 형강까지 판매했다. 이런 노력끝에 지난 2013년 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120만달러 영업 흑자가 점쳐지고 있다.

포스코 VNPC는 설비 추가, 공장 증축, 고객사 전담 대응 체제 등을 통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김영효 법인장은 "LG전자 신공장 물량이 급증하고 있어 이를 전담하는 생산.판매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고객사가 많이 위치한 하노이와 하이퐁지역엔 별도 창고를 두고 24시간 납품 체계를 갖췄다"며 "포스코 VNPC는 가전,사무자동화기기(OA) 전문 철강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베트남 공식 외교 수립 1년전이었던 1991년 베트남에 진출해 그간 20억불을 투자한 포스코그룹은 이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포스코는 베트남에 12개 법인, 2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jin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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