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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대선 앞두고 '호남 껴안기'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5 17:37

수정 2016.09.05 17:37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호남차별론 직접 언급하며 호남정치와 연대 의지 보여
이정현, 대선 앞두고 '호남 껴안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호남과 당의 연대.연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당의 외연 확장은 물론 호남 정치세력과의 연대의지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내년 대선 국면에서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에서 호남지역 국회의원을 배출하면서 지역주의를 허물기 시작했지만 영남에서의 야권의 활약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하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이에 호남출신인 이 대표 체제를 계기로 새누리당이 호남민심은 물론 호남지역 기반의 수도권 민심도 공략하는 전략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호남 차별론'을 직접 언급하며 호남민심에 고개를 숙였을 뿐만 아니라 과거 진보정권에 대한 보수정당의 비협조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집권시절 국정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못한 점,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던 것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에서 상당 부분을 정치 개혁 내용에 할애하면서 당의 혁신을 강조했다. 정치개혁에 당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한 '도로 친박당'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다.

이 대표가 정치권에서의 30여년 경험을 토대로 국회 갑질문화와 구태를 낱낱이 지적하며 정치 개혁의 당위성을 부르짖었던 '반성문'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호남민심 껴안기와 정치개혁에 대한 의사를 강도높게 피력한 것에 반해 박근혜 정권의 정책에 대해선 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그치는 등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이날 대북 안보와 경제활성화 문제를 두고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내비치면서 야당의 초당적인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국가 안보에 대한 야권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일부 정치인이 안보 문제를 정략적 편 가르기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양비론을 넘어 북한 당국이나 주변 관련국이 오판하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사드 배치와 사이버테러를 포함한 안보 현안과 안보 예산 및 법안에 대해서 만큼은 국가적 차원에서 초당적 협력하는 것을 국회의 새로운 전통으로 만들 것을 야당에 제의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개헌에 대해 "국민이 주도하는 반영구적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안보, 민생, 경제의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기준과 방식을 명확히 해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개헌론을 언급했지만 조건부 개헌론을 제시하며 현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라는 기조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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