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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암 황용주 '예악인생 60년' 제자 280명과 한 무대 선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5 17:59

수정 2016.09.05 17:59

8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공연
소암 황용주 '예악인생 60년' 제자 280명과 한 무대 선다

경기소리의 하나인 '선소리 산타령'을 지켜온 인간문화재 황용주 선생(79·사진)이 280명의 제자와 한 무대에 선다. 오는 8일 서울 장충체육관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그의 60년 예악 인생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공연에선 선소리 산타령 외에도 경기 좌창의 유산가, 제비가, 집장가, 풍등가, 휘몰이창인 맹꽁이타령, 장기타령, 정선아리랑, 이별가 등을 전승교육을 받은 제자들이 원형 그대로 보여준다.

소암 황용주 선생은 그의 예술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로 제자 양성을 꼽는다. 보통 예인들이 실기, 즉 공연에 치중하는데 비해 그는 공연을 하면서도 '선소리 산타령'의 학문적 체계를 세우는 연구자로서 이론을 겸비하고 특히 제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공연에서도 무대에 출연하는 제자는 280여명이지만, 소암 선생이 그동안 양성한 큰 제자만 해도 이수자 104명, 전수자 485명이나 된다.
그 제자의 제자까지 합치면 '선소리 산타령'의 전공자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전국 시.도 및 시.군 단위의 지회와 지부가 50여 곳에 이르며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역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제자 양성의 결과다.

그는 "할아버지들은 자식보다 손자가 예쁘다고 하잖아요. 제자 양성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최근 창원에 가서 제 이수자 제자가 키운 '손자 제자' 60명의 공연을 보는데 제자의 제자 공연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꼈어요"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실 '선소리 산타령'은 판소리에 비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소암 선생은 선소리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 1983년 스승인 벽파 이창배의 타계 이후 9년 만에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가 됐지만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제자 교육에 전념해 왔다.

소암 선생은 노래만 하는 예인이 아니라 교육과 저서 발간을 통한 학문적 토대 마련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구전으로 내려오던 소리를 국악관현악으로 반주할 수 있도록 채보, 악보화하고 아이들이 손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 작업도 했다.


그의 이런 노력 탓에 많은 대학에 국악과가 생기고 판소리도 정규 과목이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소암 선생은 앞으로 선소리도 대학의 정규 과목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여든을 앞둔 나이지만, 선소리의 지평을 넓히려는 그의 노력은 쉼이 없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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