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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위해 전 재산 44억원 기부한 사서 할아버지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6 09:57

수정 2016.09.06 11:05

사진=뉴햄프셔대학/ABC뉴스
사진=뉴햄프셔대학/ABC뉴스

한 대학 도서관에서 50여년간 사서로 일한 노인이 전 재산을 모두 학교에 기부한 뒤 세상을 떠났다.

4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는 미국 뉴햄프셔 대학의 사서로 50년간 일했던 로버트 모린 씨가 전 재산 400만 달러(약 44억원)를 모두 이 학교에 남기게 된 사연을 전했다.

모린 씨는 지난해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책을 사랑했던 그는 1963년 뉴햄프셔 대학을 졸업한 뒤 모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1930년과 1940년 사이에 출간된 거의 모든 책을 읽었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했다.

조용한 성격이었던 그는 과소비라고는 평생 모르고 살았다.
평소에는 집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고 식사도 대부분 냉동 식품으로 해결했다.

사람들은 그가 돈이 없기 때문에 힘들게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모린 씨에게는 작은 꿈이 있었다. 모교이자 자신이 50년간 근무한 뉴햄프셔 대학의 학생들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하는 것이다.

모린 씨는 그렇게 평생 아껴 쓰며 모아온 전 재산 약 44억원을 대학교에 맡긴 뒤 세상을 떠났다.

최근 이 기부금의 사용처가 정해졌다.
모린 씨가 10만 달러(약 1억원)을 도서관을 위해 써 달라는 것 외에 별 다른 요청은 없던 터라 학교 측은 그동안 이 돈을 의미있는 곳에 쓰기 위해 고민했다.

뉴햄프셔 대학 총장 마크 허들스턴 씨는 지난달 말 성명서를 내고 "모린 씨의 선물 중 250만 달러(약 27억원)는 재학생과 졸업생을 위한 커리어 센터를 지을 것이며, 나머지 금액 중 일부는 모린 씨가 생전 좋아했던 학교 축구팀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모린 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 에리카 맨츠는 "생전 학생들을 각별히 생각하더니 이런 선물을 남기고 갔다"며 "학생들이 그를 기억 속에 혹은 마음 속에 계속 담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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