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기초소재에서 바이오까지 아우른다

LG화학, LG생명과학과 내년 1월1일자로 합병
신약 개발에 과감한 투자.. 연구개발.시설 확충에 매년 최대 5000억원 지원

LG화학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합병한다. LG화학은 내년 1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한후 바이오 사업에 최대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12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으로, LG화학은 신주를 발행해 합병비율에 따라 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LG화학은 오는 11월 28일 합병승인 이사회를 열고, LG생명과학은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LG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한 전략의 시발점이다. LG화학은 우수한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물, 바이오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월 팜한농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 인수를 통해 레드바이오 분야로의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LG생명과학은 바이오 사업에서 역량을 결집시키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레드바이오란 질병 예방, 진단, 치료, 신약 개발 줄기세포 등의 바이오 사업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에 이어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LG화학은 이번 합병 이후 레드바이오 사업의 조기 육성을 위해, LG생명과학이 기존에 투자하던 1300억원의 3배가 넘는 3000억~5000억원을 매년 연구개발(R&D) 및 시설확충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팜한농을 포함해 바이오 사업에서만 2025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바이오를 포함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2025년 전체 매출 50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의 화학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바이오는 인류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이 이번 합병을 통해 진출하는 레드바이오 분야는 현재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100조원이며, 2020년까지 1400조원으로 연평균 5% 수준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LG화학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LG생명과학 인수의 가장 큰 배경은 신약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기존 LG생명과학이 3~4개 정도 바이오의약품을 동시 개발하고 있다면, 앞으로 10~20개 정도로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