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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여진만 400여회.. 전문가들 "1년 이상 여파 지속"

4.0 이상만 2차례 발생.. 5.5 넘는 강진이 올수도
수마트라 7~8년간 여진 '대지진 가능성 무시못해'
12일 밤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역대 최대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이 400차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개월에서 1년 이상 후폭풍이 계속되고, 규모 5.5를 넘어서는 강진도 올 수 있다고 20일 내다봤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8시33분 58초 이후 20일 오전에도 여진이 이어져 낮 12시 현재 모두 401회 발생했다. 기상청은 시간단위로 여진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여진을 규모별로 보면 1.5~3.0는 385회, 3.0~4.0 14회, 4.0~5.0은 2회 등이다. 여진 횟수는 정밀분석 중인 점을 고려하면 변동될 수 있다. 지진의 규모는 진원, 즉 지진이 발생한 지점에서 방출된 지진에너지의 양을 수치로 환산한 것이다. 이 수치는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을 이용해 계산된 값을 말한다.

19일 지진의 발생 깊이는 14㎞였다. 규모 5.8의 본진 발생지로부터 남쪽으로 3㎞ 떨어진 곳인데 대구, 창원, 부산, 포항, 울산, 서울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추가로 여진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여진으로 인한 지진동이 있을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여진 발생 가능성에 대해 큰 틀에선 기상청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지만 그 규모 등에 대해선 위험도를 상당히 높게 봤다.

규모 5.5 이상도 가능하며 경주의 잦은 지진은 여진이 아니라 대지진을 예고하는 전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20일 "본진의 규모가 5.8로 큰 편에 속했기 때문에 여진의 규모가 5 초반까지도 가능하다"며 "위치도 본진의 위치랑 유사하고 규모도 본진보다 적기 때문에 여진인 것 같으며 수개월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교수는 그러면서 해외 사례를 들었다. 2004년 일어난 규모 9.0 이상의 수마트라 대지진은 여진이 7~8년 동안 이어졌으며 최대 규모는 6.0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최대 규모 7.0 여진이 보고됐으며 지금도 여진이 있다고 알려졌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도 "(경주 강진이 있었던 곳에서) 점차 남쪽으로 내려오며 여진이 발생할 것"이라며 "상당히 오랫동안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여진이라면 1년 정도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진으로만 규정짓지 말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손 교수는 "지진이 너무 잦은 것이 심상치 않다"면서 "'전진-본진-여진'은 지진이 모두 끝나고 규모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번 지진이 여진인지, 아니면 대지진의 전진인지는 알 수 없으니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여진은 보통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이는 아직 땅에 작용하는 힘이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도 규모가 큰 6.3짜리가 본진이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에 규모 7.3 정도의 지진이 나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사례를 들었다.

한편 기상청 홈페이지의 국내지진 발생 추이를 보면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규모 3.0 이상은 345회로 집계됐다.
3.0은 실내에 일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사람이 지진동을 체감한 유감지진은 271회였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또 4.5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은 여진이 아닌 전진일 수 있다"면서 "더 큰 지진을 가정하고 비상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