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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에 면죄부 안돼" 콜롬비아 평화협정 국민투표 부결

찬성 49.77% 반대 50.22% 52년 내전 끝낼 협정 난항
양측, 예상밖 결과에 당황
50여년 내전을 끝낸 콜롬비아의 평화 구상이 불투명해졌다. 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평화협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부결됐다. 무난히 가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평화협정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찬성 49.77%, 반대 50.22%로 부결됐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국민투표 부결 이후 대국민 TV연설에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평화를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모든 야당들과 대화하며 평화를 위한 대안을 찾겠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국가 안정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쿠바 아바나에 머물고 있는 FARC의 최고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도 "안정적 평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며 국민투표 부결을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52년 만에 체결한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평화협정이 난항에 빠졌다. 1964년에 시작된 내전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됐다. 지난 2012년 양측은 평화협상을 개시해 지난 7월 정전에 합의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평화협정에 역사적인 서명을 했다. 이후 2일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정은 당연히 추인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근소한 차이로 반대가 앞서면서 4년여간의 평화협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

국민투표 부결은 50여년간 반군과의 전쟁으로 희생당한 22만명에 달하는 피해자 및 유가족들의 반감이 컸던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범죄를 저지른 반군들이 대가를 치르지 않고 면죄부를 주는 평화협정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협정안에 따르면 FARC 반군들은 6개월간 재활훈련을 받으면 석방된다. 사실상 반군시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받는 것이다. 또 FARC는 정당 조직으로 참여하는 '특혜'도 주어진다. 반군 지도자들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정상적인 정치활동도 할 수 있다.

국민투표가 승인돼야 콜롬비아 정부는 평화협정을 이행할 근거를 갖는다. 그러나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애매한 상황이 돼버렸다. 더우기 이번 국민투표는 산토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직접 제안한 것이다. 산토스 대통령은 개표에 앞서 "두번째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반대측이 승리하면 콜롬비아는 전쟁 상태로 복귀할 것"이라며 국민투표 가결을 확신했었다. 앞서 여러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내전 종식의 평화협정을 지지한다'는 찬성 의견이 높게 나왔었다.

평화협정안 거부를 이끈 의회의 대표적인 반대 세력은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다. 그는 "평화협정이 전쟁 범죄자들을 사면하는 것"이라고 국민투표 부결을 주장했다.


국민투표 부결이후 평화협정을 다시 추인하려면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FARC와 새로운 협정을 위해 재협상이 필요하다. 아니면 의회가 기존 협정의 입법에 나설 수 있다.

다만 국민투표가 부결됐지만 콜롬비아의 유혈 내전이 당장에 재개될 우려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