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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흥미 줄어든 프로야구, KT의 분발이 필요하다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5 17:30

수정 2016.10.06 08:44

두산 ‘시즌 최다승 경신’ 92승 1무 50패
kt, 51승 2무 88패‘2년차 구단 최저 승률’
지난 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구장. kt 위즈는 1회 1사 2, 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1사 1루서 유한준의 2루타로 연패 탈출의 실낱 희망을 열었다. KIA 투수가 양현종인 점을 감안하면 선취 득점이 절실했다. 더구나 팀은 4연패의 절박한 상황.

4번 이진영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1-0. 깊숙한 플라이여서 2루 주자 유한준이 3루까지 내달렸다. 세이프.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의 항의로 비디오 판정 끝에 아웃. 그대로 상황이 종료됐다.


유한준은 3루에서 슬라이딩을 하지 않았다. 뻣뻣이 서서 들어갔다. 슬라이딩을 했더라면? 타이밍으로 보아 세이프였다. 유한준 같은 베테랑이 왜 그랬을까. 경기 내내 찜찜했다.

kt는 결국 이 경기서 6-9로 역전패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 20경기서 5승 15패로 저조하다. 4일 현재 51승2무88패. 승률 3할6푼7리에 그치고 있다. 창단 2년차 팀 가운데 역대 최저 승률이다.

이에 반해 선두 두산은 4일 현재 92승1무50패다. 두산의 패수(50패)와 kt의 승수(51승)가 비슷하다. 두산은 4일 잠실 롯데전서 6-5로 승리해 시즌 92승을 채웠다. 2000년 현대가 세운 시즌 최다승(91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나친 승률 차이는 프로야구의 흥미를 떨어뜨린다. 우려스럽다.

창단 2년차면 한창 파이팅이 넘칠 때다. 첫해엔 구단이나 코칭스태프, 선수모두 서툴다. 정신없이 한 시즌을 치른다. 2년차엔 눈동자가 달라진다. 어리바리하던 행동도 온데간데없다.

1986년 창단된 7구단 한화는 2할9푼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이듬해엔 4할5푼4리로 확 달라졌다. 2000년 해체된 쌍방울을 이어받은 SK는 2년차에 4할5푼8리의 승률을 기록했다. 첫해(0.338)보다 월등 좋아졌다. 현대의 유산을 물려받은 넥센도 2년차에 4할 승률(0.451)을 올렸다. 첫해엔 3할대(0.397)에 머물렀다.

NC의 경우 첫해도 대단했고 둘째해는 아예 펄펄 날았다. 창단 첫해 꼴찌를 면한 NC는 이듬해 3위를 차지했다.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입성한 것이다. 3년차인 지난해는 2위까지 도약했다.

앞선 창단 선배 팀들과 kt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지난 3일 KIA전서 보여준 유한준의 느슨한 주루 플레이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유한준을 나무라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 유한준의 플레이를 있게 만든 팀 분위기를 지적하고 싶어서다.

두산과 kt의 전력 차는 크다. 그렇더라도 39.5 경기차로 벌어질 만큼 대단하진 않다. 투수력, 타력으로 나타나는 수치상 기록으론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
원래 야구는 세번 하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지는 경기다. 확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kt의 내년 시즌은 없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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