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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해지펀드의 경영간섭은 지난 1999년 미국계 헤지펀드 타이거펀드와 SK텔레콤의 대결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타이거펀드는 지분 6.66%를 취득한 다음 경영진 교체 등을 시도했으며, 이듬해 SK 계열사에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시세차익 6300억원을 남겼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003년 4월 SK글로벌 분식 사태에 따른 경영 공백을 틈타 SK㈜ 지분 14.99%를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소버린은 사외이사 추천을 비롯해 자산 매각, 주주배당 등의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소액주주와 노조, 시민단체 등을 끌어들여 대기업의 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SK 측은 백기사 모집에 적극 나서는 등 홍역을 치르고 나서야 어렵사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다. 소버린은 경영권 장악에는 실패했으나 9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겨 2005년 한국을 떠났다.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는 2004년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당시 삼성생명(지분 4.67%)보다 많은 지분(5%)을 사들였다. 헤르메스는 그러나 공언한 것과 달리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팔아 380억원의 차익을 거두고 떠나 '먹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기업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은 2006년 초 같은 헤지펀드인 스틸파트너스와 함께 KT&G 지분 6.59%를 매입해 1년여 동안 회사 측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당시 칼 아이칸 측은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한국인삼공사 상장을 포함해 계열사와 공장용지 등 부동산처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요구했었다. KT&G는 국민연금의 도움으로 경영권을 지켜냈으나 칼 아이칸은 15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총수 일가가 소량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배구조를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총수 일가와 다른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경우 외국계 투자자들이 지분을 규합하면 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삼성과 '악연'을 맺은 바 있다.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합병절차에 제동을 걸었으나 법원은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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