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외국 헤지펀드의 국내기업 공격 사례는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6 14:32

수정 2016.10.06 14:32

외국계 헤지펀드들은 국내 기업이 기업지배구조 등에서 허점을 보이면 나타나 이를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주주이익을 내세운 탓에 '행동주의 헤지펀드'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으나 이들은 막대한 차익을 챙기고서는 유유히 떠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해지펀드의 경영간섭은 지난 1999년 미국계 헤지펀드 타이거펀드와 SK텔레콤의 대결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타이거펀드는 지분 6.66%를 취득한 다음 경영진 교체 등을 시도했으며, 이듬해 SK 계열사에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시세차익 6300억원을 남겼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003년 4월 SK글로벌 분식 사태에 따른 경영 공백을 틈타 SK㈜ 지분 14.99%를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소버린은 사외이사 추천을 비롯해 자산 매각, 주주배당 등의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소액주주와 노조, 시민단체 등을 끌어들여 대기업의 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SK 측은 백기사 모집에 적극 나서는 등 홍역을 치르고 나서야 어렵사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다. 소버린은 경영권 장악에는 실패했으나 9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겨 2005년 한국을 떠났다.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는 2004년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당시 삼성생명(지분 4.67%)보다 많은 지분(5%)을 사들였다. 헤르메스는 그러나 공언한 것과 달리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팔아 380억원의 차익을 거두고 떠나 '먹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기업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은 2006년 초 같은 헤지펀드인 스틸파트너스와 함께 KT&G 지분 6.59%를 매입해 1년여 동안 회사 측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당시 칼 아이칸 측은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한국인삼공사 상장을 포함해 계열사와 공장용지 등 부동산처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요구했었다. KT&G는 국민연금의 도움으로 경영권을 지켜냈으나 칼 아이칸은 15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총수 일가가 소량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배구조를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총수 일가와 다른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경우 외국계 투자자들이 지분을 규합하면 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삼성과 '악연'을 맺은 바 있다.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합병절차에 제동을 걸었으나 법원은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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