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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정쟁 격화에 소리만 요란한 ‘맹탕 국감’ 반복 조짐

여야가 해임안 사태로 파행된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가동했지만 정치 공방이 가열되면서 소리만 요란한 ‘맹탕 국감’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정쟁 이슈에만 초점을 맞춘 탓에 새롭고 파급력이 강한 이슈가 부각되지 못하면서 관심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어서다. 일부 상임위원회에선 여야가 증인채택 과정에서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국감이 정상화된 지 사흘 만에 파행을 빚기도 했다.

여야는 6일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을 두고 거듭 공방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백남기 특검을 앞세워 연일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새누리당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무분별한 폭로라고 규정하면서 맞받아쳤다.

이처럼 여야가 정치적 이슈에만 주목하면서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지도부가 정치적 이슈에 중점을 두다보니 국감을 통해 파괴력 있는 새로운 이슈 부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종 민생 현안뿐만 아니라 최근 지진에 이어 태풍 피해까지 겹친 상황에서 정치권이 국민 체감과는 동 떨어진 이슈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여야가 공방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 맹탕 국감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20대 국회 첫 국감이 맹탕으로 흐르는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선주자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잠룡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면서 국감장이 대선주자 홍보장으로 전락한 탓도 있다. 국감 시작과 함께 주목을 받았던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일반증인 채택이 불발된 것도 국감을 김빠지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국감 개시에 앞서 실시한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도 핵심 증인의 불출석과 여야 의원들의 송곳 질문과 파괴력이 강한 폭로가 없어 ‘맹탕’을 넘어 ‘허탕’ 청문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여야는 공세와는 별도로 민생 챙기기에도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가 퇴원 첫 날부터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하며 민생 행보 강화에 나섰고, 더민주도 한미약품 내부자 거래 의혹과 폭락한 쌀값 문제 등도 거론하며 민생형 이슈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상임위에선 일반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가 격돌하면서 파행이 벌어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전국 광역시교육청 대상 국감은 여야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일정을 중단하는 등 파행됐다. 야당이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최순실 씨와 차은택 광고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의결을 시도했으나 새누리당이 반발해 집단으로 퇴장하며 회의는 정회됐다. 이후 회의는 개회됐지만 새누리당이 상정된 증인 채택 안건에 대해 국회법 제57조 2항에 따른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함에 따라 사실상 이번 국감에서의 증인 채택은 불가능해졌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