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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로리 매킬로이 등 많은 선수들로부터 축하 받았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6 18:13

수정 2016.10.06 18:13

김시우, "로리 매킬로이 등 많은 선수들로부터 축하 받았다"
용인(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김시우(21·CJ대한통운· 사진)는 한국 남자골프의 희망이다.

그는 지난 8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승을 거두었다. 그러면서 2015-2016시즌 유력한 신인상 후보다.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도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해 공동 10위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이번 시즌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야말로 어려움이 전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김시우는 2013년에 PGA투어에 진출했다. 2012년 PGA투어서 만 17세 최연소로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하면서다. 6일 경기도 용인 88CC(파71·6766야드)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총상금 5억원) 1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시우는 "퀄리파잉스쿨에 경험 삼아 도전했는데 덜컥 합격했다"며 당시 상황을 말했다. 한 마디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서 합격증을 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 없었다. 만 18세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식 멤버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생일인 6월 28일이 지나서야 투어에 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투어 일정이 반 정도 소화된 상태였다. 김시우는 "불안하고 초조했다. 경기를 시작하니까 그런 초조함이 그대로 나왔다. 그래서 슬럼프가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3년 김시우는 8개 대회에 출전해 7번 컷 탈락했다. 그러면서 부친 김두영씨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너무 월반 폭이 컸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국내투어와 일본투어에서 경험을 쌓은 뒤 다시 PGA투어에 도전하자"고 했다. 그래서 2014년에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했다. 1, 2차전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러자 자신감이 붙었다. 김시우는 아버지에게 "다시 한번 PGA투어 도전 기회를 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2015년에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로 갔다. 그야말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웹닷컴 투어에서 김시우는 한 차례 우승과 한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 물론 그러한 빼어난 성적을 발판으로 2015-2016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당시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김시우는 "그냥 열심히 하면서 보냈다"며 웃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최경주는 "아마도 울면서 보냈을 것이다"고 거들었다. 그만큼 2부투어 생활이 어렵다는 얘기다. 최경주는 "내가 잡초라면 (김)시우는 거기서 살아남았으니 '썩다리'"라고 칭찬했다. 썩다리는 삭정이(산 나무에 붙은 채 말라 죽은 나뭇가지)를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김시우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 직후 동료 선수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버바 왓슨, 로리 매킬로이 등 많은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며 웃었다. 김시우는 내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목표는 또 있다. 김시우는 "2년간 시드를 받았으니까 그 기간에 1승을 더 추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시우가 프레지던츠컵 출전이 목표라고 하자 최경주는 "같이 출전하자"며 후배를 격려했다.

한편 김시우는 이번 대회 출전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대회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후배로서 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게다가 나는 미국에서 최프로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따라서 올해 뿐만 아니라 이 대회가 계속되는 한 출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시우는 성적에 관계없이 이번 대회서 받은 상금 전액을 최경주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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