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무실로 등록후 실제론 술집 영업".. 건축물 무단용도변경 기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1 17:52

수정 2016.10.11 17:52

영업장 전체면적 아닌 100㎡ 이하 나눠 신고
세금 적게 내거나 소방검사 등 회피 목적
지자체 허술한 관리 한몫
사무실로 등록하고 실제로는 음식점 영업을 하는 등 건축물 무단 용도 변경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의 관리 사각지대에서 세금을 적게 내거나 소방검사 등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지적된다.

■세금 적게 내고 소방검사 회피

11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시내 건물 가운데 용산구.마포구.강남구 등 각 구청에 신고된 건축물 용도와 달리 운영되는 업소가 상당수 확인됐다. 특히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의 경우 술을 판매하는 일반음식점이 '사무실(소)'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실제 용산구 이태원동 지상 1~3층 규모의 H커피샵은 도매시장.소매시장.상점 등을 가리키는 '판매시설'로 용도신고를 한 상태로 영업중이다.

해밀턴 호텔 뒤편에 있는 음식점들의 경우 버젓이 일반음식점 영업을 하면서도 '사무실' 또는 '점포' 등으로 용도신고를 했다.

영업장 면적 전체를 신고하지 않고 100㎡ 이하로 나눠 신고하거나 다른 용도로 신고한 뒤 소방검사 등을 피하는 건물도 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음식점과 같은 2종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100㎡ 이상 면적일 경우 영업 시작 전 무조건 소방시설 점검을 받아야 한다"며 "용산구 한 업주의 경우 2~3층을 영업하면서도 100㎡가 넘지 않는 1층 면적만 지자체에 영업면적으로 신고한 뒤 소방시설점검을 피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강남구 논현동 지상 1층은 1종 근린생활시설로 신고돼 있으나 실제로는 제2종 근린생활시설인 부동산중개업소가 운영중이다.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지상 1~2층 규모의 중국집도 주택으로 분류된 채 영업을 수년째 이어가고 있다.

용산구청 건축디자인과 관계자는 "건축물 용도 변경을 신고하지 않은채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불법"이라며 "영업자 신고증을 갖고 있거나 주류판매업주로 등록돼 있어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허술한 관리.인력난도 한 몫

이처럼 건축물 무단 용도변경 등이 활개를 치는 것은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와 인력난도 한몫 한다는 분석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업주가 용도변경이 의무사항인지 여부를 모를 수도 있고 건축물 용도별로 부과되는 세금이 달라 고의로 이런 행위를 할 수도 있지만 직접 현장을 확인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동대문구청은 불법건축물에 대한 위법사항이 시정되지 않았는데도 현장확인 없이 시정조치 완료를 해 관련 직원들에 대한 징계 통보를 했다. 2012년 지하1층~지상5층 건물을 사무실에서 원룸으로 무단 용도변경한 건물주 A씨는 시정명령을 3차례 받은 뒤 이듬해인 2013년 6월 위법사항 시정을 완료했다며 무단 용도변경한 원룸 30가구 가운데 4가구의 사진을 제출했다. 감사원 확인 결과, 원룸에서 싱크대만 제거한 채 세입자들은 계속 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 대상은 많지만 지자체 인력이 부족해 전수조사가 어려운 점 역시 불법건축물 관리 소홀로 이어졌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대형.중형 건축물은 점검하고 위반시 시정조치도 하지만 단속 대상 건물이 너무 많은데다 건물 층별로 용도가 달라 현실적인 전수점검은 어렵다"며 "다만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점검을 통해 시정조치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각 지자체는 이 같은 불법건축물에 대한 시정조치를 3차례 한 뒤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건축연도와 면적 등을 고려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