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사, 해외 위험지역 상품 판매中”
해외여행 많이 떠나는 요즘, 여행사들이 테러 등 위험지역임을 알면서도 상품을 권유해 논란이 있다.
외교부 여행경보는 네 단계로 나눠진다. 남색경보(여행 유의, 신변 안전 유의 권고)→황색경보(여행 자제. 여행 필요성 신중 검토 권고)→적색경보(철수 권고, 가급적 여행 취소 및 연기 권고)→흑색경보(여행 금지, 즉시 대피 권고)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여행업협회를 통해 파악한 결과, 현재 외교부 여행경보 중 흑색, 적색경보가 발령된 지역의 여행상품 판매현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행경보 발령 지역은 철수권고, 여행금지지역인 만큼 업계에 여행상품 판매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이 인터넷과 여행사 문의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국내여행사들은 여전히 해외 위험지역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흑색·적색경보 지역이라는 안내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 전 지역은 적색경보지역으로 우리정부가 철수권고 하는 곳, 하지만 인터넷 포털에서 파키스탄 여행을 검색해보면, 지난 4일 출발한 ‘실크로드 배낭여행’상품(30일)이 있다. 12일 현재 15명이 여행 중이다.
해당 상품의 여행경로를 보면 인도~파키스탄~중국~키르기즈스탄~우즈베키스탄이다. 파키스탄 구간의 경우 여행 3일차부터 10일차까지 도보, 택시 등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한다. 해당 여행사에 전화문의를 해봤다. ‘파키스탄을 경유하는 것 위험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담당직원은 “이번이 19차 상품이며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행자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포털사이트에 ‘필리핀 자유여행’라고 검색하자 31만7858건의 각종 숙박, 항공권 등 여행상품 정보가 쏟아졌다. 하지만 상품안내 어디에도 흑색경보 여행금지구역인 ‘민다나오의 잠보앙가’, ‘술루 군도’, ‘바실란’, ‘타위타위 군도’에 흑색경보가 내려져 있다는 사실은 찾을 수 없었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엔 ‘터키 자유여행’을 검색하자 8691건의 여행상품이 쏟아졌다. 국내 1위 여행사의 상품으로 접속해보니 12일 이스탄불 4박6일 자유여행상품이 있다. 마찬가지로 상품안내 어디에도 ‘가지안테프’ 등이 적색경보지역이라는 사실은 찾을 수 없었다.
터키는 올해만 수십 번의 테러에 최근 군부 쿠데타까지 일어난 곳으로 터키의 ‘가지안테프’ 등 작년 1월 IS '김군' 사건으로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지명이다.
이처럼 최근 중동지역 정세가 악화되고, 유럽 등지에서도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가 발생, 외교부는 여행취소와 현지 철수를 권고하는 흑·적색경보를 발령 중임에도 여행사들이 버젓이 상품을 판매 중이다.
여행사들이 위험지역의 상품을 팔고 있는 이유는 여행사들이 미리 확보해놓은 상품을 팔지 못할까 봐 위험지역의 여행상품을 이른바 ‘땡 처리' 해가며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취소수수료 등 피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테러 등 안전상의 이유로 여행을 취소해도 업계에서는 개인 변심으로 보고 많게는 상품가격의 50%까지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해외여행 관련 피해구제 접수는 총 2,87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여행지 위험성으로 인한 해제 시 위약금 과다요구’ 피해가 111건이 접수됐다.
대표사례로는 2015년 10월 소비자는 사업자를 통해 11월에 출발하는 서유럽 4개국 여행 계약을 체결하고 총 836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11월 오전에 프랑스 테러가 발생하여 여행출발 1일 전 계약해제를 요구하였지만 사업자는 정상적으로 여행 진행 가능하다고 하며 위약금 30%를 요구했다.
현행법상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등 7개 여행금지국가 외에는, 여행상품 판매나 취소수수료에 대해 강제력이 없는 권고만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곽 의원은 “문체부는 국내 여행사의 흑색·적색경보지역 여행 상품판매를 중단시키고, 자유 여행객들에게는 정확한 여행정보를 알려줘야 하며, 테러 발생 우려가 확산되고 있고 있는 가운데 억울하게 수수료를 떼이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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