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하이닉스-美스탠퍼드대학, 사람 뇌 모방한 반도체 만든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3 10:59

수정 2016.10.13 10:59

(왼쪽부터)존 랭건 버슘 머티리얼즈 최고기술경영자(CTO), 필립 웡 스탠퍼드대학 교수, 요시오 니시 스탠퍼드대학 교수, 최용수 SK하이닉스 프론티어테크놀로지 Lab 수석, 데이브 헴커 램 리서치 CTO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에 대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왼쪽부터)존 랭건 버슘 머티리얼즈 최고기술경영자(CTO), 필립 웡 스탠퍼드대학 교수, 요시오 니시 스탠퍼드대학 교수, 최용수 SK하이닉스 프론티어테크놀로지 Lab 수석, 데이브 헴커 램 리서치 CTO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에 대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손잡고 인간의 뇌신경 구조와 닮은 반도체 소자 개발에 나선다. 신소자가 개발되면 기존의 컴퓨팅 정보처리 방식과 완전히 다른 원리와 속도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반도체가 탄생할 전망이다.

13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강유전체 물질을 활용한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 리서치, 재료업체인 버슘 머티리얼즈가 공동 참여한다.
이들은 향후 뇌신경 모방(뉴로모픽)칩 개발을 위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로모픽칩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를 기반으로 사람 뇌의 사고과정을 모방한 반도체다. 최근 빅데이터 시대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 중에는 사람과는 달리 기계가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비정형적인 문자·이미지·음성·영상 등이 혼재해 있는데, 뉴로모픽칩은 이러한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존 뉴로모픽 컴퓨팅에서 과도한 하드웨어 사용에 따른 속도 감소, 전력 소비 증가와 같은 단점도 보완할 수 있다.

이번 공동연구는 기존 컴퓨팅 방식이 갖는 정보처리 양과 속도 한계를 뛰어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입력한 명령이 중앙처리장치(CPU)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이 로직 반도체를 지나 D램이나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반도체로 전달돼 순차적으로 수행된다. '데이터 인풋(입력)→CPU→메모리 반도체→데이터 아웃풋(출력)'을 거쳐야만 하는 탓에 빅데이터에 대한 대응이 느릴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를 개발하고 이를 뉴로모픽칩까지 발전시킬 경우 이는 궁극적으로 메모리반도체의 기능과 함께 시스템반도체의 연산 능력까지 갖춘 신개념의 컴퓨팅 시스템을 창출하게 된다. 외부에서 명령을 받아들였을 때 사람의 뇌와 같이 동시다발적인 연산과 정보처리가 컴퓨터 칩으로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칩 개발의 기초가 되는 핵심물질은 강유전체다.
강유전체는 전압을 가하지 않아도 분극(polarization) 상태를 유지하는 물질이다. 분극은 전기를 유전체에 흘려 음극(-)과 양극(+)을 만드는데 이는 데이터의 기본구조인 0과 1을 인식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홍성주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부사장은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소자·공정·장비·재료·설계 등 각 참여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의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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