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6 미 대선] 공화당, 트럼프 발언 악재에 선거자금 조달 곤혹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6 17:50

수정 2016.10.16 17:50

연방 상.하원 선거 광고.. 자금 부족해 민주당에 밀려
광고비 최대 2배 이상 격차.. 6년간의 다수당 지위 위협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공화당이 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잇단 성추문 의혹에 표심이 싸늘히 식은 데다 자금줄까지 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의회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미국 연방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대선일인 다음 달 8일까지 8개 경합주에 투입되는 TV광고 금액은 민주당이 8070만달러(914억7000만원)에 달한 반면 공화당은 6450만달러에 그쳤다.

플로리다(민주 4200만달러, 공화 9600만달러)를 제외하고 펜실베이니아,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등 나머지 7개 주에서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은 자금을 TV광고에 투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에는 아찔할 정도로 기부 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사실상 승기를 잡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측 대선자금도 연방의원 선거에 투입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을 지지하는 슈퍼팩인 '미국을 위한 최우선행동'은 클린턴 측 대선자금을 일부 주 상원선거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화당의 '상원 리더십 펀드' 스티븐 로는 "민주당에서 대선 승리는 사실상 예약된 것으로 보고 가장 경쟁력 있는 상원선거에 많은 자금을 쏟아붓고 있어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현재 하원 247석, 상원 54석으로 2010년 이후 6년째 양원 모두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하원 435석 모두와 전체 100석인 상원 중 34석이 대상이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민주당에 불과 8석 앞서고 있어 자칫 다수당 지위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2005년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연일 이어지는 성추문 보도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는 핵심 경합주인 오하이오에서 내부갈등까지 벌어지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오하이오주 담당국장인 밥 파두치크는 이날 지역 관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맷 보지스 오하이오주 공화당 위원장에 대해 "그가 우리 당 후보를 비난하기 위해 자기 홍보를 위한 언론 투어를 했다"며 "난 (이와 관련해) 트럼프에게 지난 13일 말했고 그는 맷의 이중성에 매우 실망했다"고 비난했다. 보지스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파두치크 국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N(니그로.흑인 비하 용어)' 단어를 언급한 비디오가 있다는 루머가 맞는지 여부를 확인했으며 트럼프에게 사실이 아니라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이 트럼프에게 19년 전 성추행을 당했다는 캐시 헬러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트럼프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최근 공개한 여성은 9명으로 늘어났다.


헬러는 1997년께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저택 '마라라고'에서 열린 어머니의 날 브런치 행사에 갔다가 트럼프가 강제로 키스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잇단 성추행 폭로에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이날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이번 대선이 "사기꾼들이 증인도 없는 가짜 혐의를 들고 나오는 조작된 선거"라며 "부패한 언론이 그(클린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완전한 허위 혐의와 명백한 거짓말을 밀어붙이면서 선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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