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법원 "가수 '쿨' 前소속사, 1∼4집 저작인접권 못 쓴다"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8 09:58

수정 2016.10.18 09:58

혼성 댄스그룹 ‘쿨’의 1집부터 4집까지 앨범에 대해 전 소속사가 저작인접권을 갖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저작인접권이란 저작물을 대중이 누릴 수 있도록 실연자나 음반제작자 등 매개하는 사람에게 부여된 권리를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이태수 부장판사)는 쿨의 리더 이재훈씨 아버지가 전 소속사 대표 A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A씨에게 저작인접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쿨은 1994년 데뷔한 이래 1998년 9월 말까지 A씨가 대표였던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 기간 쿨은 ‘작은 기다림' ‘운명’ ‘해변의 여인’ ‘애상’ 등 히트곡이 포함된 앨범 4장을 냈다.

회사는 발매하는 앨범마다 히트하자 1998년 4월 '베스트 음반'을 제작키로 하고 신나라뮤직과 음반 유통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베스트 음반이 발매되기 전 회사와 쿨의 전속계약은 끝났다.

이씨의 부친과 회사는 회사가 소유한 앨범의 저작권과 초상권, 상표등록권 등을 모두 부친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로 넘기기로 계약했다. 회사와 신나라뮤직 간 체결한 베스트 앨범의 모든 권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로부터 17년 가까이 지난 지난해 8월 A씨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자신을 ‘쿨’의 4집까지의 음반에 대한 저작인접권자로 등록했다. 이에 이씨의 부친은 해당 음반들에 대한 저작인접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올 1월 소송을 냈다. A씨는 당시 계약의 주된 목적은 “회사가 쿨의 향후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있었다”며 음반에 관한 저작인접권은 양도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계약 체결 당시 쿨의 향후 활동이 방해받지 않는 점에 중점을 뒀다 해도 이를 계약의 양도 대상에서 저작인접권이 배제되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계약 체결 당시 회사가 음반에 대한 저작인접권을 행사할 경우 쿨의 향후 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 가능했고 계약상 저작권 등 일체의 권리가 쿨 멤버들에게 회복된다고도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계약상 양도 대상이 베스트 음반의 유통에 관한 권리뿐이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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