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여의도의 명물 '세마리 황소' 수난시대..연말이면 '두마리 황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8 15:45

수정 2016.10.18 15:45

김행신 전남대 교수가 지난 1994년 만든 대신증권 앞의 황소동상. 작품명 '황우'
김행신 전남대 교수가 지난 1994년 만든 대신증권 앞의 황소동상. 작품명 '황우'

최의순 서울대 미대 교수가 지난 1996년 만든 거래소 1층 로비의 황소동상. 작품명 '소와 곰의 상'
최의순 서울대 미대 교수가 지난 1996년 만든 거래소 1층 로비의 황소동상. 작품명 '소와 곰의 상'

신현중 서울대 미대 교수가 지난 2002년 만든 금융투자협회 앞의 황소. 작품명은 '희망-내일을 향하여'
신현중 서울대 미대 교수가 지난 2002년 만든 금융투자협회 앞의 황소. 작품명은 '희망-내일을 향하여'
한국의 '월스트리트' 여의도 증권가의 명물인 세 마리 황소가 올 연말이면 두 마리로 줄어들게 된다.

세 마리 중 맏형인 대신증권 앞의 황소가 올연말 사옥이전과 함께 명동으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이 사용하던 건물을 사들인 신영증권은 동상이 사라진 빈자리에 별다른 조형물을 세울 계획이 없다.

18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명동 신사옥으로 본격적인 이사가 시작되는 12월 중순께 황소동상의 이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황소동상의 이전 위치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명동사옥 앞쪽에 조성할 예정인 공원이 황소동상의 새 보금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대신증권이 이전을 끝마친 내년 1월부터 대대적인 구조 변경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지상과 지하 1층은 식당가 등이 들어서는 상업시설로 꾸미고 나머지는 사무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1년에 걸친 장기 구조 변경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유서 깊은 황소동상이 떠난 자리에 다른 상징물은 설치하지 않는다. 유명세를 떨쳤던 동상이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대신증권에서 세운 것이었기에, 신영증권과는 별다른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황소동상이 있는 이유는 뿔로 들이받는 모양새가 증시의 '상승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여의도에는 세 마리 황소가 있다. 대신증권 앞 황소가 가장 먼저 들어섰고, 둘째는 한국거래소 1층 로비, 막내는 금융투자협회 앞에 서 있다.

대신증권의 황소는 '황우'라는 미술작품으로 지난 1994년 전남대 교수였던 조각가 김행신씨가 만들었다. 경북 청도 소싸움에서 우승한 토종 한우를 500만원에 사서 모델로 삼았다. 지난 2008년 지하 식당공사를 하면서 한차례 위치를 조정했을 때는 지관에게 자문을 구했을 정도로 극진한 대우를 받았던 황소다.

거래소의 황소는 가장 적극적이다. 최의순 서울대 미대 교수가 지난 1996년 만든 이 황소는 아예 하락장을 의미하는 '곰' 동상을 뿔로 들이 받고 있다. 막내인 금융투자협회 앞의 황소는 서울대 미대 신현중 교수 작품이며 지난 2002년에 설치됐다. 가장 젊은 나이답게 몸에 근육까지 불끈불끈 솟아 있다. 지금은 증시 전광판까지 갖추고 있어 나름 '스마트 황소'가 됐다.

세계에서 증시가 유명한 도시에는 어김없이 황소동상이 있다. 시장에 악재가 있을때는 황소동상들이 봉변을 당한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황소동상은 지난 2012년 금융권의 탐욕을 비판하는 시위가 한창이던 무렵, 시위대로 부터 손상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홍콩거래소 앞의 황소는 특이하게 주저앉아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증시가 나쁠 때 마다 투자자들로 부터 황소가 아닌 물소 동상 때문이라며 조롱을 받기도 한다.
여의도의 황소들도 수난을 겪는다. 현재 거래소 로비의 황소는 노조가 설치한 애드벌룬을 고정하기 위해 밧줄로 꽁꽁 묶였다. 대신증권 앞의 황소도 노조 측이 내다 건 플랜카드와 피켓들에 둘러싸이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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