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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정태진 서울 강남경찰서장 "칭찬은 경찰도 춤추게 합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8 17:32

수정 2016.10.18 17:32

[fn 이사람] 정태진 서울 강남경찰서장 "칭찬은 경찰도 춤추게 합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지역 31개 경찰서 가운데 사건사고가 가장 많은 곳이다. 코엑스와 특급호텔에서 행사가 많아 경호.경비 수요 역시 만만찮은 강남의 치안총괄자 정태진 강남경찰서장(46.사진)을 만나봤다.

정 서장은 "강남서 관할 주민은 22만명으로, 서울 구별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관할면적도 작은 편이지만 사건사고는 1위 지역"이라며 "기업체가 밀집해 사기, 횡령 같은 경제범죄뿐 아니라 유동인구 증가로 112 신고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업무량이 폭주하면서 신임 경찰관 전입이 늘어 강남서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약 39세로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다. 정 서장도 경찰대 9기 출신으로 젊은 서장에 속한다.



정 서장 부임 후 달라진 점은 강남서 직원들의 직무만족도라는 전언이다. 지난해 23위였던 직무만족도가 올해 8위로 크게 향상됐고 현장 검거율도 높아졌다. 정 서장은 "잘한 일이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바로 표창을 준다. 수상대상자를 한곳에 불러모으지 않고 파출소 등 현장에 직접 찾아가 표창을 주고 격려하는 것이 효과를 낳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서에서 올 한 해 대표적인 사건은 박유천 사건과 강남패치 등을 꼽을 수 있다. 정 서장은 박유천 사건과 관련해 "강남에는 유명인뿐만 아니라 유흥업소도 많다 보니 연예인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예민한 치안특성이 있다"며 "특히 성추행.성희롱과 관련해 무심코 했던 말과 행동이라도 피해자 입장에서 불쾌하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추행.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는 만큼 누구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서장은 '강남패치'에 대해 "인터넷의 익명성을 배경으로 남의 치부를 엿보고자 하는 관음증과 부의 불균형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등이 맞물려 발생된 사건"이라며 "인스타그램 서버가 미국에 있어 피의자들은 수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찰이 인스타그램 측에 많은 사람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설득한 끝에 IP 정보를 제공받아 해결했다"며 "해외에 서버를 둔 회사 상대로는 처음 있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뒤 강남서도 여성 대상 범죄 방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정 서장은 "관내 범죄 취약점을 진단.개선하는 범죄예방진단팀(CPO)을 신설해 사전 범죄예방활동에 집중하는 한편 여성안심귀갓길의 노면표시와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을 정비하고 편의점에서 긴급신고 필요시 발로 밟아 신고할 수 있는 '풋-SOS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는 지하철역.공중밀집장소의 몰카.성추행의 예방과 검거에 치안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올 1월 강남서에 부임한 정 서장은 "남은 임기 동안 치안 성과도 중요하지만 경찰은 법을 집행하는 규제행정기관이라는 특성상 업무처리 과정에서 법적 절차와 매뉴얼 등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시민 요구에 책임을 다하겠다"며 "경찰이 시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찰 이름을 불러주고 '엄지척' '쓰담쓰담' 해준다면 경찰은 최상의 치안서비스로 시민들에게 헌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