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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본사임원 내주 방한..지도논란 입장 바꿀까

각 부처 관계자와 면담
지도반출 정당성 설명키로
국회, 여전히 강력 반대
정부는 "신중히 검토"
내달 최종결정에 관심집중
구글 본사임원 내주 방한..지도논란 입장 바꿀까
구글 위성지도에서 블러처리된 네덜란드 공군기지.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중 우리나라의 정밀 지도데이터를 구글에 제공해 해외에서 쓸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가운데, 국회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책을 결정할 정부의 관련 부처들은 '신중히 따져보겠다'는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통상.외교문제나 국내 산업 발전을 이유로 슬그머니 지도반출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주부 터는 구글 본사 직원이 한국을 찾아 정부 관련부처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지도데이터 반출 요구의 정당성을 설명할 예정이어서 정부의 정책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글 본사직원, 다음주 정부 관계자 잇따라 만날 예정

1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본사 임원급 관계자와 구글 코리아 관계자가 다음주 중으로 지도 데이터 국외반출협의체 소속 각 부처 관계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한국 지도데이터 반출 요청의 정당성을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는 국토지리정보원 외에도 반출협의체 소속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자치부, 통일부, 국방부 등이 접촉 대상이다.

협의체는 구글의 설명을 들은 뒤 별도의 비공개 회의를 통해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에 대한 방향을 정하고 이르면 11월 초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구글, 한국정부 요청사항 모두 거부...입장 바꿀까

이번 정부 관계자와 구글의 만남에서 구글이 기존과 달라진 입장을 제시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지도 데이터를 해외에서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조건으로 구글이 사용하는 위성사진에서 군부대 등 주요 보안시설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블러처리' 하도록 요청했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해 왔다. 구글은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선 블러처리가 가능하지만 한국에 대해선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최근 대만 군 당국과는 블러처리에 협조하겠다고 협의를 마쳤다. 그러면서도 유독 한국에 대해서는 블러처리가 불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해 왔다.

■여야 '지도 반출 반대' vs. 정부 '신중해야'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일제히 구글에 정밀 지도 데이터를 내주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배덕광, 박대출, 곽대훈 의원 등이 국정삼사를 통해 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에 대해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야당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선 구글이 2만5000분의 1 수준의 지도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유독 한국에는 5000분의 1 수준의 정밀 지도데이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국가간 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2만5000분의 1' 영문판 수치 지형도를 해외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사안만 놓고 보면 구글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부가 기능을 넣지 않은채 이용자 혜택을 볼모로 우리 정부에 정밀지도 데이터를 요구한 것이란 비판이다.


미방위 관계자는 "정부 부처 장관들은 모두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하지만 반출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는 것 자체가 지도 반출의 명분을 찾기 위해 협의를 하는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와 같은 신사업 추진을 하려는 해외 기업을 위해 정부가 이렇게 까지 편의를 봐주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협의체 소속 정부 부처 중에는 통일부와 국방부와 국가정보원만이 반대 입장을 밝힐 뿐이다. 나머지 부처들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입을 다물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외교문제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육성등의 이유를 들어 구글에 지도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