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에서 '통화정책 실험과 정치 분열기의 세계경제'를 주제로 강연자로 나선 찰스 달라라 사모펀드 파트너스 그룹 회장(사진)은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양적완화라는) 수많은 통화정책 '실험'만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실험의 결과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서 16년간 소장을 지낸 달라라 회장은 2012년 그리스 부채 재조정 협상에서 민간채권단 대표로 나서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물로 통한다. 1990년대 초 미 재무부 국제금융차관보를 맡아 한국의 자본시장 개방을 우리 측과 논의하는 한편,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달라라 회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국채 만기를 계속해서 연장하면서 금융시장 왜곡을 야기하고 '자산 인플레이션'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자산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자산거품이 꺼지면서 미국 뿐 아니라 신흥국에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라라 회장은 "금리를 소폭만 올려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기업의 투자심리와 소비를 개선하고, 저축을 하던 사람들도 신뢰를 갖고 투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를 인상한 후부터는 재정지출을 확대해 그동안 통화정책이 맡아온 경기부양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요국들이 여전히 재정정책의 운용방식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돈줄'이 막히면서 재정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탈라라 회장은 전망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반세계화·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에 대해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달라라 회장은 "최근 가장 두려웠던 것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급격하고 강경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언급한 연설"이라며 "이는 자유무역주의에 반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생산공장을 둔 독일 자동차 회사 BMW가 정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하며 "보호주의 강화되면 오히려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등 무력도발이 한국과 미국 경제에 잠재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라라 회장은 "북한 정권의 예측할 수 없는 활동은 투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미국·중국·일본 등과 협력해 북한 상황을 개선하는 것을 최우선위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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