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박스카, 美·日 인기폭발인데..우리나라에서만 인기 없는 이유?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23 12:50

수정 2016.10.23 12:50

혼다 엔박스
혼다 엔박스

닛산 큐브
닛산 큐브

기아차 쏘울
기아차 쏘울


기아차 쏘울이나 닛산 큐브 등 '상자'처럼 생긴 박스카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는 이유는 뭘까. 대표적인 박스카인 큐브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단종됐으며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혼다 '엔박스'의 경우에는 국내 출시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2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혼다의 경차 엔박스는 지난 8월 일본에서 총 1만3276대가 팔리며 전체 판매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도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1만7503대)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으로, 경차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인 모델이다. 지난 2015년 한해동안 총 18만4920대가 판매되며 가장 많이 팔린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혼다 코리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디자인을 중시하면 실내공간 활용성은 떨어지기 쉬운데 엔박스의 경우 디자인과 공간활용성 모두 다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아차 쏘울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쏘울은 미국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점유율 24.8%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차는 지난 8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총 9만5938대가 판매돼 K5(8만317대), 쏘렌토(7만7465대)를 제치고 기아차 미국 판매 차종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박스카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쏘울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245대만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올들어 9월까지도 1686대 팔렸다.

일본 판매 2위 엔박스도 국내 출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닛산 큐브는 2년 전 국내 시장에서 단종됐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판매 중이다.

업계에서는 박스카 인기가 저조한 것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세단과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 관계자는 "큐브도 처음 나왔을 때는 인기를 끌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은 세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외국에서는 박스카를 메인차량으로 두기 보다는 세컨드카 등 서브로 두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상반된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혼다 관계자는 "외국에서 차는 '이동의 수단'이라는 측면이 크고, 효율성을 더 중요시 하는 분위기"라며 "국내에서는 경차는 안전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도 강하고, 큰 차나 '마크'를 중시하는 등 효율성 보다는 멋과 폼을 더 찾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에서는 차를 사기 전에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차고지 증명서'가 필요한데 엔박스와 같은 경차의 경우에는 그것이 필요 없다는 점도 인기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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