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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터뷰]'건담 덕후' 21년째, 유튜브 타고 '넘버원' 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2 08:55

수정 2016.11.02 09:16

건담으로 만든 영상만 3천여 개..구독자 6만, 총 조회수 3천만건
취미에 키덜트라는 옷을 입히다
'덕터뷰=덕후+인터뷰' 현재 국내외 콘텐츠 산업의 핵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과거·현재·미래, 못다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게임·애니메이션·영화·뷰티·패션·프라모델·푸드·일상·미디어·음악·키즈 등 다양한무대에서 활동하고 수익을 내는 '덕후'들의 세계를 만나보시죠!

매니악한 장르의 대표주자인 '건담'. 여러 유명인들을 덕후의 길로 안내한 '프라모델'. 이 두 가지가 합쳐진 '건담 프라모델' 덕후라니..

게다가 살아온 세월의 3/4을 건담과 함께한 이 남자. 솔직히 "(안 좋은 의미로) 오타쿠 아니야?"라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하지만 그와 몇 마디 나누는 순간 편견은 사라졌다.

[덕터뷰]'건담 덕후' 21년째, 유튜브 타고 '넘버원' 됐다

"7살에 처음 만난 건프라, 21년째 진행형"

건담홀릭tv를 운영하고 있는 '제룡'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건담덕후'다. 21년째 건담 프라모델의 매력에 빠져 있는 그는 구독자 약 6만 3천명, 총 조회수 3천만건에 달하는 프라모델 전문 유튜브 채널 운영자다.

취미 전문 콘텐츠 회사 원티비넷 대표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현재 건담홀릭tv는 3,500건에 달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개설일이 지난 2013년 2월 26일이니 한달에 약 80건, 하루에 영상 2~3개를 올린 셈이다.

☞건담홀릭 인터뷰 영상 1편 보러가기


"날마다 촬영·편집의 연속, 주말은 건담사러"

영상 작업을 하는 기자로서 만만찮은 작업량에 놀라 제룡의 하루 일과를 물었다. 오전 7시반에 기상, 사무실로 출근해서 편집 담당자들과 콘텐츠 회의를 하고 점심 전에 촬영 하나를 끝낸다. 무조건이다. 점심 후 오후 5~6시까지 촬영·편집·영상 업로드하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확인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프라모델, 피규어, 블록 장난감 등 키덜트 매장이 부쩍 늘었다. 평일을 콘텐츠 제작으로 보낸 그의 주말은 서울을 순회하며 프라모델을 구입하는 시간이다. 프라모델 판매점이 밀집한 용산, 종로, 건대, 강남 등을 돌며 리뷰할 프라모델을 사고, 우연히 팬들을 만나기도 한다.

'매니악'한 프라모델 시장에서 건담홀릭tv는 새로운 매니아를 창출하고 있었다.

[덕터뷰]'건담 덕후' 21년째, 유튜브 타고 '넘버원' 됐다

내가 건담에 꽂힌 이유

"제가 갖고 놀 장난감을 직접 만든다는 게 흥분됐었죠"

학창 시절 제룡은 교실에서도 프라모델을 조립하던 소년이었다. 초등학생 때 서점에서 프라모델 잡지를 살 정 도로 열정적이었고, 학교에서 조립할 때는 친구들이 옆에서 지켜보는 게 재밌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소심한 학 생은 아니어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발이 넓었을 때도 있었다는 그의 말에 '뚱뚱하고, 소심하고, 지저분한' 만화 속 덕후 이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건담의 매력은 OOO"

20년 넘게 건담에 꽂힌 남자에게 차마 "건담 좋아하세요?"라고 던질 수 없어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물었다. '마크로스' 시리즈라는 답변에서 건담에 중독(?)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로봇을 소재로 하는 애니메이션은 리얼로봇과 슈퍼로봇이라는 개념으로 나뉘는데, 슈퍼로봇이 선악의 대결이라 면 리얼로봇은 이념과 이념의 대결이다. 건담이 바로 리얼로봇물의 대표 주자로 '상반된 이념을 갖고도 서로 이해하고 어울릴 수 있다'는 설정이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사실 우리 모두가 덕후"

그는 '어떤 콘텐츠인지' 그리고 '그 콘텐츠의 퀄리티'에 덕후들이 끌린다고 말했다. 꼭 덕후가 아니라도 우 리는 어떤 콘텐츠를 대할 때 작화가 좋은지, 구도나 영상미를 따진다든지, 스토리나 그래픽에 반하고는 한다.

제룡 : 덕후들은 여러 콘텐츠 중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게 하나 있고, 다른 분야도 잘 알거든요. 애니메이션 덕후가 영화나 게임을 모르는 게 아니라서 '우리 모두는 덕후다'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에요.

☞건담홀릭 인터뷰 영상 2편 보러가기


영향력 있는 유튜버로 성장하기까지

"해외에서는 콘텐츠 활용법을, 국내는?"

건담홀릭tv가 지금은 국내 대표 프라모델 채널이지만 세계 유튜브 성장 흐름으로 볼때 그도 후발주자다. 어떤 크리에이터를 참고했을까? 가장 먼저 언급된 채널은 에반튜브. 국내 키즈 콘텐츠 선두주자인 캐리소프트도 에반튜브를 꼽았을 정도니 그 정체가 궁금해진다.

에반튜브는 2011년 9월에 개설된 장난감 전문 유튜브 채널이다. 구독자 약 342만 명, 총 조회수 24억뷰에 2015 년 수입만 약 14억원에 달한다. 에반튜브는 10살 된 꼬마 에반이 진행하고, 아버지가 촬영·편집, 어머니가 장난감 세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프라모델도 장난감이다보니 콘텐츠 활용법과 구성의 힌트를 찾은 곳이 바로 에반튜브였다. 국내 게임 크리에이 터들에게는 진행력과 전달력을 배웠다고. 실제로 인터뷰를 나누는 내내 말솜씨 뿐 아니라 목소리 전달력이 좋아 말하는 단어 전부가 귀에 꽂힌다는 인상을 받았다. 꾸준한 노력으로 완성된 제룡의 전달력은 분량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지루함을 상쇄시키는 무기다.

"우리나라에서 전업 유튜버가 가능할까?"

첫째는 '지속성'
둘째는 '자신감'

어떤 콘텐츠를 무기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어떤 콘텐츠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이걸 영상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든지, 그 생각을 꾸준히 지속하고 자신감을 갖는다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전업 크리에이터로 성공할 수 있다. 그의 생각이다.

"건담홀릭tv 시청보다 프라모델의 재미 아셨으면"

어릴 때 프라모델 매장에서 일했는데, 종종 "어려운 거야"라고 겁주는 손님들이 계셨어요. 프라모델,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니퍼 들고, 키트 들고 떼서 조립하면 되는 거에요. 생각보다 쉽습니다. 건담홀릭tv도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지만 그보다 프라모델을 즐겨보시고 재미를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by 제룡.

기획·촬영·편집 : 조재형 기자
영상 디자인 : 최민아 디자이너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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