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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전문가 3人이 바라본 '대한민국 기업문화 변화'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3 10:58

수정 2016.11.03 11:22

취업포털 전문가 3人이 바라본 '대한민국 기업문화 변화'
취업포털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기업들의 기업문화를 살펴본 결과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변지성 잡코리아 홍보팀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창의적이고 유연한 스타트업 기업문화를 가져와 정착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임민욱 사람인 홍보팀장은 이들의 변화를 '원칙의 준수’와 '수평화’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임 팀장은 "육아휴직이나 과도한 접대 등 당연히 지켜져야 했던 원칙들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선 인크루트 홍보팀장은 넥타이를 풀고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출근 문화를 바꾼 한화그룹과 최근 기업문화 변화 의지를 공식 발표한 롯데그룹의 예를 들며 실제 기업들의 변화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 된다” 기업 스스로 느껴
임 팀장은 최근 국내 기업들의 기업문화 쇄신은 기업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조업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기존의 수직적 명령체계로는 경쟁우위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인공 지능 발달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 사회에는 사람만의 창의성과 혁신이 발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수평적 기업문화 변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변 팀장 역시 기업 스스로 이런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확실한 시장에서 고객들의 빠른 변화 패턴을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그룹 역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직급과 호칭을 파괴하고 보고체계를 바꾸는 등 여러 관행을 개선시켜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변 팀장은 이런 변화를 두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 성과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정리했다.

김 팀장은 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기업들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일·가정 양립 정책은 모두 정부에서 지침하는 것으로 기업은 이를 준수해야만 한다”며 "공기업 및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 순으로 정책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CEO 인식 변화’가 우선
기업들의 크고 작은 기업문화 변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성공을 거두기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러 형태의 장애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 번에 바꾸려고 무리하기 보다는 구성원 모두 뜻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기업문화 변화가 일부 기성세대로부터 외면당할 확률도 있다고 본다”며 "군대문화가 당연시 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경영자와 임직원이 함께 노력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팀장도 "한국사회에 자리 잡은 뿌리 깊은 유교적 사고방식과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 등이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 당국이 적절한 가이드를 제시하며 기업을 계도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창의적 인재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지원해주는 경영진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변 팀장 역시 기업문화 변화의 핵심 열쇠로 '리더십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대부분 기업들이 인사제도나 일하는 방식에만 국한된 변화를 시도하는 오류를 범한다”면서 "가장 먼저 경영진의 마인드와 인식개선이 이뤄지고 난 뒤, 조직에 적합한 변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업문화 변화가 채용 시스템을 포함한 기업 인재상의 변화를 함께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불필요한 스펙보다는 효율적인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사회 가치관이 전환되는 만큼 도덕과 윤리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기업도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팀장은 "수평적인 의사소통이나 느슨한 조직문화는 직원들의 높은 책임감과 도덕성이 수반될 때 원활한 정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네이버는 최근 기업 인재상이 없다고 스스로 발표했다"면서 "틀에 박힌 인재상보다는 업무 역량을 갖춘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팀장도 "창의적이고 융·복합적 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블라인드, 오디션채용 등 다양한 채용 전형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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