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메신저에 재도전하는 구글… 美 통신사 스프린트와 맞손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7 14:47

수정 2016.11.07 14:47

ICT산업 핵심 플랫폼인 '메신저'에 구글 군침은 '계속'
구글이 메신저 사업에 재도전한다. 구글은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와 함께 전세계 이동통신사 연합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표준으로 채택한 차세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규격 'RCS(Rich Communications Services)' 기반의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RCS는 이동통신사들이 추진하는 차세대 문자 메시지 서비스다. 기존 문자 서비스는 단순히 글자만 전달됐지만 RCS 표준을 활용하면 음성, 사진, 영상을 함께 전송할 수 있으며 그룹 채팅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추진한 서비스다.

구글이 RCS 표준을 활용한 메신저 서비스를 스프린트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향후 다른 통신사와의 협력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스프린트 외에도 프랑스 오렌지, 영국 보다폰, 독일 도이치텔레콤, 인도 바하티 에어텔 등 유력 통신사와 RCS 기반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을 협의중이다.

■구글, 스프린트와 함께 RCS 기반 메신저 서비스 개시
7일 GSMA는 구글이 스프린트와 RCS 기반 메신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스프린트 이용자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RCS 기반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스프린트가 출시하는 모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문자서비스는 RCS 기반 메신저로 대체될 예정이다.

주요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이용자 수 현황
(명)
사업자 메신저명 월 이용자 수
페이스북 와츠앱 9억
텐센트 QQ모바일 8억6000만
페이스북 페이스북메신저 8억6000만
텐센트 위챗 6억5000만
네이버 라인 2억1200만
카카오 카카오톡 4800만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구글은 스프린트와의 서비스를 시작으로 전세계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RCS 기반 메신저 서비스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대표 메신저 서비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그동안 행아웃, 구글 챗, 구글 토크 등 다양한 메신저 서비스를 내놨지만 페이스북 메신저나 와츠앱 등에 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통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RCS 기반 메신저가 스마트폰의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대체하게 되면 가입자를 단숨에 대거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등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면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사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 라이브나 라인,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문자 서비스 주도권을 내준 통신사 입장에서는 전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같은 메신저 서비스를 활용해 문자나 사진, 영상을 주고 받는 것이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구글의 메신저 사랑, 왜?
구글이 메신저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메신저 서비스가 각종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의 핵심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국내에서도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기반으로 쇼핑, 대리운전, 음식배달등의 서비스가 결합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주요 ICT 기업들도 메신저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카카오톡이 게임과 온라인·오프라인연계(O2O) 사업으로 수익을 확대하고 있으며 네이버의 '라인' 역시 O2O와 광고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글이 서비스 중인 메신저 앱 '행아웃'
구글이 서비스 중인 메신저 앱 '행아웃'
해외 기업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메신저와 자회사 와츠앱을 통해 메신저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애플도 아이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아이폰 이용자들의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강자 텐센트의 수익기반 역시 메신저 서비스인 'QQ'와 '위챗'이다.

동영상 공유 메신저인 스냅의 '스냅챗'과 아시아의 '스냅챗'이라 불리는 '스노우' 등의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다만 구글이 통신사와의 제휴로 메신저 시장에서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각 국가별로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 서비스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통사들이 RCS 표준 기반 메신저 서비스 '조인'을 출시한 바 있지만 이미 서비스되고 있던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서비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