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페이스북 중고상품 거래 ‘사기 무방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0 17:40

수정 2016.11.10 17:40

공개된 개인 신상 등 과신.. 안전결제 수수료 아끼려고 계좌 직접 입금 사기 당해
마켓플레이스 국내 도입땐 페이스북 사기 급증 전망
페이스북 중고상품 거래 ‘사기 무방비’

#. 직장인 A씨(33.여)는 최근 페이스북의 중고거래 페이지에서 옷을 구매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꼼꼼한 성격인 A씨는 혹시 사기를 당할까봐 구매 전 판매자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개인정보와 친구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판매자의 페이스북 친구 중에 자신과도 친구를 맺은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 안심하게 됐다고 한다. A씨는 판매자가 준 카카오톡 아이디로 대화를 하고 16만원을 입금했으나 10여일이 지나도록 물건을 받지 못했다. 카카오톡으로 아무리 대화를 해도 답이 없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최근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기'라는 그림자도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공개된 개인 신상 등에 믿음을 갖고 안전결제와 같은 안전장치 없이 계좌번호를 통해 거래하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털어놓는다.

■페이스북서 중고사기 거래 등장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범죄 검거는 2012년 3만3093건에서 2014년 4만건을 돌파했고 지난해 6만8444건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8만건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인터넷 사기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중고거래가 가능한 채널이 늘어난 데 있다. 기존에는 중고나라와 같은 소수의 중고거래사이트가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추가된 것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 '중고'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9개의 중고 거래 관련 페이지를 찾을 수 있고 가입된 사람은 한 페이지당 1000명, 많게는 4000명이 넘기도 한다. 개인적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상품을 올려놓고 거래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페이스북에서 중고거래는 사기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공개된 개인정보 등으로 판매자에 대해 신뢰를 갖다보니 대부분 안전결제를 하지 않고 계좌로 직접 입금하는 방식으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는 A씨는 "사기범이 아는 사람의 페이스북 친구이고 개인정보도 공개돼 의심하지 않고 계좌에 입금하는 거래를 했다"며 "사기라는 것을 알고 페이스북 친구에게 물어보니 친구로 등록돼 있지만 대화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에서 중고 거래 경험이 있는 박모씨(32)는 "페이스북에서 중고거래를 하면서 안전결제를 이용하는 사람은 못 봤다"며 "페이스북 내 안전결제 서비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외부 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켓플레이스 도입 시, 사기도 늘 전망

경찰은 페이스북 등에서 인터넷 사기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은 중고나라와 같은 중고거래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예방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터넷 사기의 약 80%가 중고나라와 같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국내에 마켓플레이스를 도입하면 페이스북 내 인터넷 사기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켓플레이스는 페이스북의 해외에서 운영 중인 개인 간 중고 거래 서비스다. 페이스북이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면서 배송이나 결제와 관련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아 총, 마약 등이 거래되거나 사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서비스하고 있는 사이버캅을 통해 전화번호, 계좌번호를 조회해보고 신고된 번호면 거래하지 말아야 한다"며 "안전결제를 하더라도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주소를 전달받을 경우 사기 가능성이 있는만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