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전 美 공화당 하원의원 "트럼프는 비즈니스맨 출신.. 맞조건 들고 당당하게 맞서야"
트럼프 시대 이렇게 대비하라
한.미관계 걱정할 것 없어.. 트럼프 트라우마 벗어나야
한미FTA는 공화당 정책.. 재협상 가능성 크지 않아
미.중 관계 적극 활용해 북핵문제 접근한다면 한반도 통일 앞당길 것
대담=정인홍 정치경제부 차장
"트럼프 시대가 오히려 한반도 통일, 통상 분야, 대한민국 국익 등에 도움이 될 것을 자신한다."
"앉아서 (트럼프 당선 이후를) 걱정만 하지 말고 우리가 먼저 당당해져야 한다."
미국 새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와 같은 정당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의 말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점쳤던 각종 여론조사가 나올 때마다 김 전 의원만 '나홀로' 트럼프 당선을 예측했다. 주위에선 '같은 공화당 출신이라 그러겠지'라며 그가 나름대로 분석한 '트럼프 필승 이유'를 흘려들었지만 결국 트럼프 당선은 현실화됐다.
김 전 의원은 당장 한국이 국방.외교.통상.안보 분야에서 예상되는 '트럼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심은 미국이 의회주의의 뿌리를 둔 데다 트럼프 당선자가 철저한 '비즈니스 프레지던트'라는 점에서 얼마든지 현재의 위기의식을 대한민국 제2의 도약을 위한 '성장판'으로 치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당선자가 지향하는 '미국 제일주의' '신(新)고립주의'와 관련, 통상.국방.안보 분야 등에서 공화당 정책을 잘 스터디하고 전략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막연한 트럼프 트라우마는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트럼프 트라우마 중 하나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한·미 FTA 밑그림 자체가 공화당 정책인 데다 미국도 일방적 손해를 보지 않고 있어 재협상 테이블 메뉴로 오르기가 힘들고, 트럼프 시대의 미.중 간 관계를 적극 활용해 북핵 문제를 접근한다면 한반도 통일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예측이다. 결국 '당당함으로 트럼프 시대에 대비하라'는 게 그의 메시지다. 파이낸셜뉴스는 15일 여의도 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집무실에서 김 전 의원을 만나 트럼프 시대에 대비한 우리의 대응방향 등을 물어봤다.
―트럼프의 승인은.
▲민주당이 전략을 잘못 짰다. 트럼프는 가장 격전지인 플로리다주에서 거의 살다시피 선거운동을 했다. 민주당은 4년 전처럼 히스패닉계가 표를 몰아줄 줄 알았다. 4년 전 히스패닉과 현재의 히스패닉은 다르다. 백인과 결혼하고 정서상 흡수돼 백인 성향으로 바뀌었다. 민주당은 단순히 히스패닉 유권자 수 증가로 힐러리 후보가 유리하다고 봤다. 히스패닉의 4년간 변화를 파악 못한 게 결정적 패인 중 하나다. 트럼프의 성추문보다 오바마-힐러리로 이어지는 기득권 승계와 남편에 이어 부인까지 대통령을 하겠다는 데 염증이 난 트럼프 지지자들의 '숨은 표'가 주요 승인이다.
―한국도 가입을 원하는 미국의 주요 통상정책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폐기될 위기인데.
▲트럼프를 지지한 저학력, 저소득 근로계층의 일자리가 그동안 세계 주요국가들과의 다자 통상무역으로 없어졌다는 문제인식을 (트럼프 측은)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 당선 이후 득달같이 17일 간다고 했지만 TPP는 이미 물건너갔다. 트럼프는 앞으로 1대 1로 무역협상을 하려는 것 같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우려가 큰데.
▲환율조작은 미국이 제일 싫어하는 행동인데 한국 정부는 안하니까 미국과 이 문제를 놓고 각을 세울 일은 없을 것이다. 한·미 FTA는 원래 공화당 정책이다. 최종 사인만 민주당 소속이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했다. FTA는 공화당이 다 했고, 상.하원도 공화당이 다수인데 큰 걱정 안해도 된다. 무역하다 보면 이익을 얻을 수도,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중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얻은 이익도 적다. 미국서 재협상하자고 하면 재협상하면 된다. 뭐가 무섭나. 우리도 뭘 더 포함시키자고 당당하게 나가면 된다.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으로 미국 국민들의 고용창출 등 연관산업의 전후방효과가 매우 크다. 만약 한국이 FTA로 돈 더 벌었다고 미국이 주장하면 이런 간접효과도 함께 계산하자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한·미 FTA 재협상 카드를 미국이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미국이 재협상을 고리로 현재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는 것을 전면 개방 카드로 들고 나올 수는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과 철수 우려도 나오는데.
▲지금도 우리 측이 약 1조원 부담하는 걸 미국 정부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는 미국으로서도 급한 요소가 아닐 것이다. 일본 등 다른 나라 미군 주둔 문제를 얘기하다 우리 주둔 문제도 포함된 것이다. 대화로 잘 풀면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다. 미국은 우리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 트럼프도 박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한·미 관계 100% 걱정 말라고 말한 점을 잘 직시해라. 백악관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미 동맹 걱정 말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말한 나라도 우리밖에 없다. 미국이 원조한 나라 중에 성공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걸 미 정부도 잘 안다.
―트럼프 시대 이후 미.중 관계와 우리의 입지는.
▲트럼프와 중국 관계는 좋아질 것으로 본다. 미·중 관계가 좋으면 한국도 좋아진다. 사견이지만 미·중 간 영토분쟁으로 큰 갈등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대신 중국한테 북한 핵포기를 압박하라고 '딜'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다. 미·중 간 관계가 밀월시대로 접어들면 우리의 숙원인 한반도 통일 시대가 빨리 올 수 있다. 통일은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와 규모의 경제 면에서도 더 이상 내수 확대가 어려운 우리에게 반드시 이뤄져야 할 숙원이다. 경제가 어려워 먹고살기 어렵고, 취업절벽이 심해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5년 이내에 한반도 통일이 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비전도 어려워질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통일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한반도 통일 과정에 트럼프 당선이 주는 의미는.
▲8년 전에 비해 북한은 더 한심한 상황에 봉착했다. 주민들은 더 궁핍해지고 인권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다. 오히려 핵보유국이 되는 데 오바마 행정부가 일조했다고 본다. 이를 힐러리 후보가 그대로 계승하겠다고 하는데 말이 되느냐. 3~5년 내로 통일 안되면 우리의 발전잠재력도 그만큼 줄어든다. 통일되면 실업도 줄고 청년 일자리도 늘 것이다. 내가 미국 동포들과 함께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에 대비해 탈북민이나 피난민들의 지원을 위해 100만달러를 지원하고자 우리 정부 측에 국채를 발행해달라는 아이디어를 직접 내 청와대와 정부 측에 문서로 여러 차례 제안서를 냈지만 아무도 응답이 없다. 해외동포들이 한반도 통일 시대에 대비해 팔걷고 나서겠다는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메아리가 없다.
―트럼프 트라우마가 심한데.
▲우려할 것 없다. 지금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하는데 이 문제만 잘 정리되어서 국정 정상화만 된다면 앞으로 한·미 관계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순실 게이트가 우리 고비인데 천만다행히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보고 너무 놀랐다. 대한민국이 지금은 위기이지만 반드시 이 난국을 극복할 것이란 희망을 봤다. 그만큼 대한민국 시민의식이 발전했다는 증거다. 특히 젊은이들의 열정과 비전이 살아있음을 느꼈다. 이번 위기만 잘 극복하면 된다.
―트럼프 시대를 맞아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인수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돼 새로 임명된 각부처 장관을 만나서 양국 간 시급한 정책과제들을 논의하고 협의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여야 정치권이 트럼프 행정부 장관 후보자들을 서로 앞다퉈 만난다고 혈안이 돼있는데 자꾸 소란 피우고 만나려고 할 수록 장관 후보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오히려 임명이 안될 수도 있다. 자꾸 만나러 가지말고 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1월 중 인수위가 본격 활동하고 장관이 임명되면 그때 만나면 된다. 지금 유력 후보자 만나 봐야 나중에 장관 임명 안되면 소용없다. 절친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트럼프 내각에 최종 발탁되면 만나서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겠다.
―최근 정치권의 방미외교단의 고문이 되셨는데.
▲하겠다고 안했는데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그러나 방문단이 11월에 미국 간다고 하던데 이는 무리다. 내가 개인적 루트로 미국 측에 연락해 보니 차라리 내년 1월에 오라고 한다. 지금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에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대통령 입지나 위상, 역할, 여건 등이 애매한데 미국 방문해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리[email protected] 정인홍 윤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