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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차포에 마상까지 잃은 2017 WBC 김인식號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7 17:29

수정 2016.12.07 18:31

3월6일 고척돔서 개막전, 박병호 오승환 빠진데다 강정호·김광현까지 이탈
4강 다음엔 준우승이었다.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다음엔 혹시 우승이 아닐까 두근거렸다. 한국은 1회 대회 예선 1, 2 라운드서 거푸 일본을 이겼다. 아쉽게도 준결승서 일본에 패했다.



2회 대회는 더욱 안타까웠다. 한국과 일본은 1, 2라운드서 2승2패를 기록했다. 결승전에 오른 한국은 하필 또 일본과 맞붙었다. 연장전 접전 끝에 일본에 패했다. 임창용(KIA)이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에게 통한의 결승타를 맞았다. 그리고 2013년 제3회 대회. 이미 4강과 준우승을 경험한 국내 야구팬들은 은근 우승을 바랐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2승1패를 기록했으나 1라운드서 탈락했다. 네덜란드에 0-6으로 패한 경기가 뼈아팠다.

이번엔 어떨까?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은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와 함께 A조에 속해있다. 3월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이 역사적인 개막전을 갖는다.

여기서 2위 안에 들면 3월 12일부터 도쿄돔으로 옮겨 B조 상위 두 팀과 다시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상위 두 팀은 3월 20일부터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C, D조에서 올라온 두 팀과 결승 토너먼트를 갖는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홈구장의 이점이다. 그러나 사정은 녹녹치 않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음주운전으로 아웃당할 위기에 처했고, 김광현(SK)은 팔꿈치 수술을 받게 돼 빠진다. 마음은 직진인데 적신호가 켜졌다.

아껴둔 차포가 전투도 하지 못하고 떨어졌다. 이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정근우(한화), 이용찬(두산)이 대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마무리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나오지 못한다. 차포(車包)에 마상(馬象)까지 떼고 제대로 싸울 수 있을까?

SK 구단은 6일 김광현이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재활에 걸리는 기간은 대략 10개월. WBC 대회는 물론 내년 시즌까지 완전히 접어야 할 상태다.

김광현의 이탈은 WBC 대표팀으로선 상당한 손실이다. 양현종(전 KIA)과 함께 대표팀의 양대 축으로 활약해야 할 선발의 한 쪽이 무너진 셈이다. 대만과 네덜란드는 물론 이스라엘까지 A조의 어느 한 팀도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그런데 차포마상을 모두 제거한 채 전투를 벌여야 한다.

네덜란드는 안드렐턴 시몬스(LA 에인절스), 켄리 젠슨(LA 다저스),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릭 벤덴헐크(소프트뱅크) 등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스타들이 즐비하다. 이스라엘조차 제이슨 마키(신시내티 레즈), 아이크 데이비스(뉴욕 양키스) 등 유명선수에 유대계 선수들까지 가세할 예정이어서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시름은 깊을 수밖에 없다. 높아진 눈높이, 낮아진 전력. 남은 것은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달성한 김인식 감독의 '매직'에 거는 기대뿐이다.
김인식 감독은 1, 2회 대회 대표팀을 이끌었다.

texan509@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