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위헌적 발상 접고 탄핵 결과 승복해야
감정 누르고 이성 되찾아 국가적 혼란 최소화해야
9일 국회 본회의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이후 정국은 '시계 제로'다.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떠나 엄청난 여진이 불가피해지면서다. 야3당은 8일 배수진을 쳤다. 탄핵안 부결 시 의원 전원이 총사퇴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반면 여당 친박 주류 측도 "(대통령의) 연애.굿판.시술 등 명확하지 않은 보도를 탄핵 사유로 삼느냐"(이정현 대표)며 가결의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다간 탄핵으로 '최순실 정국'이 일단락되는 게 아니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참이다.
이런 '탄핵 후폭풍'은 아랑곳하지 않고 야권 내에서 초헌법적.탈법적 탄핵절차를 밟으려는 아이디어가 난무하고 있다. 운명의 날인 9일 본회의를 앞두고 '(표결) 인증샷’이나 ‘국회를 개방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그것이다. 촛불 민심에 떠밀려 '묻지마 탄핵'으로 선회한 야당이 광장의 여론에만 점점 영합하는 듯한 인상이다. 이러다간 표결 당일 무슨 불상사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나마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성적 판단을 해준 건 다행이다.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문 앞 시위까지는 허용하되 국회 경내 개방은 불허하면서다.
탄핵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이제 '대한민국호'는 격랑을 맞을 참이다. 한 배를 탄 국민의 힘겨운 일상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이처럼 탄핵 표결이 정치.사회적 빅뱅을 부를 가능성이 농후한 마당에 정치권의 당략이 개재된 초법적 주장으로 탄핵 이후 정국에 기름을 부어서는 안 될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박 대통령이 탄핵 의결 이후 즉각 하야해야 한다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 오죽하면 같은 당의 박영선 의원조차 "개인적인 정치적 희망이 담긴 화법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겠나. 국회가 대통령의 자발적 임기단축 카드를 포기하는 대신 박 의원 말마따나 "탄핵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이상 헌법적 절차에 따르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게 헌법 정신에 맞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여든 야든 초법적 발상은 거두고 헌정 질서의 틀 안에서 탄핵 절차를 이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야3당이 박 대통령을 탄핵에 회부한 것만으로도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하는 민심을 반영하는 데 성공한 셈이 아닌가. 이제는 새누리당 비주류까지 탄핵 대열에 가세한 마당에 의원 각자의 양식과 소신에 맡기면 될 일이다. 탄핵 정국을 견인한 것은 '촛불 민심'이겠지만, 탄핵 절차를 헌법정신에 따라 질서 있게 이행하는 것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