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fn이사람 ]재일대한민국민단 오공태 단장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1 12:14

수정 2016.12.11 13:02

지난 7일 재일대한민국민단 오공태 단장(가운데)이 민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외교부공동취재단
지난 7일 재일대한민국민단 오공태 단장(가운데)이 민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외교부공동취재단
【도쿄(일본)=박소연 기자·외교부공동취재단】"민단은 서울 올림픽, 외환 위기 등 한국이 큰 행사를 치르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전쟁 때는 의용군도 보냈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은 민단이라는 이름 자체를 거의 모른다. 오히려 '반 쪽바리(일본인을 비하하는 말)'라고 차별까지 한다.
"
지난 7일 일본 도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에서 만난 오공태 단장이 조국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는 민단의 활동이 일부 교과서에 작게나마 실렸는데 지금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민단은 1946년 10월 3일, 도쿄 히비야 공회당에서 '재일본조선거류민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돼 올해로 창단 70주년을 맞는다. 민단은 설립 이후부터 한국 정부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

1950년 6·25전쟁 당시에는 642명의 의용군이 참전해 135명이 전사했다. 서울 올림픽 때는 약 100억엔, 지금의 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내놨으며 1998년 외환위기 때도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성금을 보냈다. 민단이 그동안 우리나라에 기여한 성금 전체를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5조원에 달한다고 민단 측은 보고 있다.

현재 민단은 인권 공헌 운동, 한일 관계 친선, 차세대 육성 등 크게 3가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 단장은 특히 "일본에서 태어난 동포 3~4세들을 위한 교육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매해 1000~1200명 사이의 청년들을 한국에 보내 현지 체험을 통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경 한국학교의 이사장이기도 한 오 단장이 차세대 교육을 가장 야심차게 추진했던 것이 동경 내 '제2 한국학교'다. 하지만 지난 6월 이를 백지화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고이케 유리코가 도쿄도 지사에 당선되면서 힘이 꺾였다. 오 단장은 "현재는 추진이 어려운 상태지만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단은 재일동포 인권 공헌 운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전역에 급속하게 번진 혐한(嫌韓)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 6월 일본 참의원을 통과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민단은 혐한 수위가 심각해지자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혐한 헤이트 스피치 실태와 문제점 등을 증언해 위원회로부터 일본 정부에 헤이트 스피치를 법률로 규제할 것을 권고한다는 최종 견해를 받아냈다.

오 단장은 "(일본 참의원을 통과한)헤이트 스피치 금지법이 처벌 등 강제성은 없다"면서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되면 일본에 대한 해외 시선이 나빠지기 때문에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 단장은 이어 "60만 재일동포는 한·일 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풀뿌리 민간 교류를 중심으로 한·일관계 친선에 대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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