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이후 부산신항만, 컨테이너 최대 147만개 감소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1 17:25

수정 2016.12.11 17:25

"직간접 손실 17조"
빈 컨테이너 장치장엔 '한진'컨테이너가 대다수
해외선사에 인센티브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
한진해운의 공(空) 컨테이너들이 부산신항만 뒤편에 적재돼 있다. 담보가 설정돼 있는 컨테이너들은 오도가도 못하고 항만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공(空) 컨테이너들이 부산신항만 뒤편에 적재돼 있다. 담보가 설정돼 있는 컨테이너들은 오도가도 못하고 항만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부산=안태호 기자】 부산역에서 40여분을 달려 부산 성북동 부산신항만 인근에 다다르자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며 운전중인 작은 승용차 주위를 에워쌌다. 길이 6m, 높이 2.4m의 육중한 철제 컨테이너들이 워낙 커보여 어깨가 절로 움츠러 들었다.

함께 도로 위를 달리던 컨테이너에는 MAERSK, Hapag-Lloyd, ZIM, K LINE 등 말로만 듣던 해외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의 이름이 박혀있었다. 우연이었겠지만, 부산신항만으로 향하는 동안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이름이 쓰인 컨테이너는 단 한개도 볼 수 없었다. 한국 해운업의 어두운 미래를 암시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지 100일 째 되던 지난 8일, 부산신항만을 찾았다.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은 전 세계적인 혼란을 만들어냈다. 부산신항만도 마찬가지였다. 타국의 목적지를 향하던 한진해운 선박들은 다시 부산항으로 돌아와 화물을 내렸다. 하역비를 떼일까 우려한 하역업체들이 작업을 거부하기도 했다.

사무직 직원들은 끝없는 화주 및 선사들의 문의에 대응하느라 밤늦게 까지 퇴근하지 못했다.

큰 혼란이 지나간 부산신항만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배 한척이 항만에 접안해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었다.

부산신항만 운영사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 이후 물량이 많이 줄었다"며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항상 6단(층)으로 쌓여있었는데 지금은 3단 혹은 4단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2015년 한해 부산신항만을 통해 운반한 컨테이너는 약 185만개로 부산항 전체 물동량 1940만개의 약 9%를 차지한다. 이 중 환적 컨테이너 105만개와 한진해운 선박에 실렸던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의 물량 약 42만개를 더한 147만개가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입게 될 손실로 추정된다.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부산항 개항 140년만에 최대 위기다. 선용품 업체, 선박급유 업체, 하역 업체 등 항만 연계 산업 종사자들이 1만1000명에 달해 한진해운 사태가 부산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직간접 손실이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항만 뒤편에 이르자 공(空) 컨테이너 장치장에 파란색 컨테이너들이 무리를 지어 쌓여있었다. 파란색 컨테이너 한가운데에는 'HANJIN(한진)'이라는 하얀색 글씨가 선명하게 박혀있다. 한진해운의 컨테이너다.

법정관리 직후 항만 내 장치장도 모자라 항만 배후지에까지 빈 컨테이너를 쌓아두어야 했다. 100일이 지난 현재 대다수는 제자리를 찾아갔지만 아직도 한진해운 컨테이너들은 장치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담보가 걸려있어 언제 제자리를 찾아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박호철 부산항만공사 전략기획실장은 부산신항만 정상화에 대해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줄어든 물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중"이라며 "해외 선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항은 기본적으로 입지여건이 좋아 상품성이 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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