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리상승·리스크 선제 대응… 내년 정책서민자금 7兆 공급"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4 17:23

수정 2016.12.14 22:10

서민중기 금융상황 긴급회의 임종룡, 민생안정 지원 주문
7%대 중금리대출 추가 공급 中企 미래먹거리 사업 지원도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은 14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서민-중소기업 금융상황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서민·중소기업 지원실적 및 현황, 향후계획을 논의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은 14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서민-중소기업 금융상황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서민·중소기업 지원실적 및 현황, 향후계획을 논의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금융당국이 미국 금리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각종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서민, 중기 지원책을 추진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민.중소기업 금융상황 긴급점검회의를 통해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최우선과제가 서민, 중소기업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내년 4대 정책서민자금을 7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7조원 규모는 올해보다 1조3000억원 늘어난 금액으로, 이를 통해 총 67만명이 지원받을 수 있다.

■정책서민자금 대폭 확대

4대 정책자금은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없는 취약계층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상품이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이 아니면 달리 거래할 곳이 없는 취약계층의 경우 이들 기관에서 대출받으면 연 20%대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지만, 정책금리 상품을 이용하면 4∼10%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책서민자금은 해마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질렀다. 금융위 측은 1조3000억원 증가분은 4대 정책상품에 골고루 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7% 안팎 금리로 저축은행보다 싸게 빌릴 수 있는 사잇돌 대출 보증공급액도 내년 1조원을 추가로 늘려 중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사잇돌 대출은 은행금리보다는 비싸지만 저축은행보다는 저렴해 꾸준히 수요가 몰리는 상품이다. 지난 7월 은행권에서 5000억원, 9월 30개 저축은행이 5000억원 규모의 사잇돌 대출을 새로 시작했다. 금융위는 이 보증한도가 내년 상반기 무렵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보고 하반기를 대비해 총 1조원 규모 보증공급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사잇돌 대출 취급 금융회사도 계속 확대한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과 30개 저축은행이 사잇돌 대출을 취급 중이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8개사를 추가로 허용하고 향후 이 규모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개인회생,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채무조정을 완료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상품 공급방안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무조정을 끝낸 이들이 주로 25% 고금리 기관에 손을 벌리지만, 이럴 경우 다시 빚의 악순환이 시작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중금리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6개 추가로 신설, 40여개로 늘려 서민금융지역 네트워크 전반을 재구축한다. 연체 가능성이 높은 한계차주 지원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금리상승·리스크 선제 대응… 내년 정책서민자금 7兆 공급"


■중소기업 지원 강화

임 위원장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풀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중기 지원책도 내놨다. 기업은행은 총 59조원을 공급해 중기 지원에 나선다. 창업 성장기업에 18조원 이상을, 소기업.소상공인의 금리 우대 등 특별지원 프로그램에 12조원을 투입한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은 보증공급을 확 늘려 내년 규모는 66조원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중견기업, 미래신성장산업 지원에 주력한다. 특히 인공지능, 로봇산업 등 미래신성장산업에 20조원 이상 자금을 공급하고 중견기업의 경우 26조원 지원에 나선다.

기술금융 투자규모도 대폭 늘린다. 2019년까지 1조원 규모로 예정됐던 기술금융투자 목표를 내년으로 앞당겨 2019년까지 추가로 3조원 이상 기술금융투자가 이뤄지게 할 계획이다. 기술금융 공급잔액은 내년 80조원으로 확대한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3조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임 위원장은 "향후 더 큰 위기가 닥쳐왔을 때를 위한 위기대응 매뉴얼을 지금부터 준비해둬야 한다"며 "정책금융기관들은 서민, 중기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목민심서'에 나오는 '구황지정 막여호예비'(救荒之政 莫如乎豫備·흉년에 구제하는 정사는 미리 준비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글귀를 인용, "지금이야말로 기업, 경제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철저한 민생안정 지원책을 주문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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